첫 번째 에피소드: 소중한 기억으로 스쳐가는 만남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 나……,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곧 한국 대학을 입학하는 아들의 여행 후기는 위 시를 나에게 낭독하며 시작되었다.
대회를 위해서 많은 나라를 다녔지만, 정작 여행으로 방문한 적이 거의 없었기에 여행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아들에게 내가 선물할 수 있었던 3박 4일간의 미, 서부 여행이었다.
고작 3박 4일간의 일정동안 무엇을 보고 느끼게 될지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저 처음에는 자유여행을 고집하는 아이의 의견을 반대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에 여행사를 통해 다녀오게 한 것으로 안심하고 싶은 의도였다. 이 곳 캐나다 생활을 함께 해 온 한 살 터울의 사촌 누나와 시작된 여행은 생각보다는 그들 마음에 무언가를 안겨준 고마운 여행이 된 것같다.
아들은 이야기한다.
정말 오랜만에 향기가 있는 어른을 만났다고 하며 가이드 선생님을 소개하였다.
아들의 짐작으로 일흔 살은 넘어 보이셨던 선생님은 철학이 있는 분이셨고, 3일의 일정동안 그에게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값지게 여겨진다고 하였다.
여행객을 대하는 모습과 여행지를 소개하는 그에게서는 배움의 깊이와 인생을 대하는 겸손함의 열정이 있었다고 한다.
이제 갓 스무 살이 되는 아들의 눈에는 브라운관에 나오는 아이돌 스타보다도 영향력을 주신 것 같았다.
쓸모없는 사막을 라스베가스라는 거대한 도시로 만든 역사를 ‘누군가에게는 쓰레기일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보물일 수 있다’ 라고 생각의 전환을 유도하셨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천사임을 기억하며 소중하게 대하여 주라는 말씀에도 눈물이 났다는 아들의 말은 참으로 듣기에 좋았다.
동행한 대부분이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에서 온 여행객들이었고, 그들을 소개하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지내다 모인 개개인이지만, 각자만의 꿈과 열정이 있는 것이 버스 안 사람들의 공통점이 된다며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중년 부인이 앞에 있는 꽃에 향기가 없다며 무심코 던진 말에 미소를 띄우며 모든 물체에는 고유의 향기가 있다고 하시며 자연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고 여유로움을 갖는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한다.
여행은 공간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마지막 마무리를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라는 시를 낭독하며 마무리하게 된 내 아이들의 여정은 참으로 귀한 경험이 되었다.
가이드 아저씨가 아닌, 가이드 선생님의 진짜 어른된 모습이 새로운 계획을 갖고 출발선에 있는 아이에게는 깊이 있는 배움과 가치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하였고, 아빠의 한결 같은 말씀들이 선생님의 전달과 일치되는 일들에 감탄을 하며 진짜 어른의 모습을 닮아가려는 이 두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며 오늘도 웃는 날을 보낸다.
나는 늘 소망한다.
내 아이들이 진지하게 자신의 삶을 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가볍지 않은 생각과 판단으로 좋은 향이 나는 그런 어른이 되기를 소원하며 지나가는 인연도 이렇게 소중할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신 정00 가이드 선생님께 감사함을 전하는 바이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어른들의 행보가 젊은 청춘들에게는 언제나 영향력을 끼친다는 사실에도 책임감이 느껴지는 마음도 전달하여 본다.
두 번째 에피소드: 일상에서도 반성을 합니다

얼마 전, 생애 처음으로 연극을 보게 된 즐거운 경험을 하였다.
대학생 아이들은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한 일정이었고, 나와 남편은 귀한 분께 선물 받은 연극 관람의 시간이었다. 유명 연예인이 연출과 연기를 선보였기에 많은 한국인들이 그 곳을 찾은 것 같기도 하다. 스토리의 평가는 뒤로하고 나에게는 그저 값진 시간이었다.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그 시간과 공간은 많은 이들이 나누고 배려해야 하는 시간임에 분명하다. 남의 나라에서 겉보기엔 어쩔 수 없이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은 내 아이들 앞에서 어떤 부모의 모습으로 비추어 지는가를 생각하기는 쉽지가 않을 것이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의 아이들은 공공 장소에서의 무질서함과 이기심이 곳곳에 난무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항의를 받고 해결을 하려는 그들의 애타는 마음을 자리에 앉아 있던 우리 어른들은 모른 척하기가 일쑤였다.
하지만, 아이들은 달랐다고 한다.
프로가 아닌 미숙함의 아이들이지만,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며 자리를 만들고 부탁을 하는 아이들 앞에서 각자의 지인을 위해 가방이나 옷으로 자리 맡아 두기를 하였던 어른들은 무례하며 질서 의식까지 없어 보였을지 모르겠다. 입장에 앞서 줄 지어 서 있던 나도 많은 이들의 무질서함에 고개가 숙여졌기 때문이다. 곳곳에 배치되어 우리를 살필 수 있었던 캐네디언들 앞에서 부끄러운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이렇게 정돈되지 못한 한국 어른들의 모습을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기성세대들은 자기반성을 잘 모르는 듯하다.
그럼에도 우리 자녀들에게 예의와 준법 정신을 항상 강요하곤 한다. 내가 젊은 학생이었을때도 지금처럼 젊은 아이를 둔 부모임에도 변한 것이 별로 없이 부끄러운 성인이 된 것이다. 유학을 온 학생들의 상담을 위해 학교를 방문할 때면 선생님들에게 비춰진 우리 한국 학생의 모습은, ‘예의 없음, 거친 말투, 분주한 행동’이다.
우리 아이들이 잘 못 된 것이 아니라…결국은 대한민국 어른들의 모습을 답습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희망한다.
태극기를 보면 가슴이 뭉클하고, 도움이 필요한 같은 민족을 만났을 때 도움의 손을 내밀 수 있는 상식적으로 통할 수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 내 이기심을 반성해 보려고 한다.
적어도 개념 있는 부모가 된다면,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그 날에는 조금 다른 모습이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2019년의 2월도 소중한 인생의 한 자락을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

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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