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리파인 아트스쿨(Langley Fine Arts School) 학부모 이경아

BC주의 발상지인 포트 랭리(Fort Langley)는 1827년 영국의 허드슨 베이 컴퍼니(Hudson’s Bay Company)가 모피무역을 위해 건설하였다. 캐나다 문화 유적지로 지정된 포트랭리는 150년 전 이주자들의 생활모습이 잘 보존된 고풍스러운 마을이다. 이 아름답고 고즈넉한 동네에 자리잡은 랭리파인아트스쿨(Langley Fine Arts School, 이하 LFAS) 은 킨더부터 12학년까지 약 900여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는 공립 예술종합학교다. 1983년에 설립된 LFAS는 미술, 사진, 무용, 음악, 드라마, 문학 분야의 미적지능개발에 중점을 두면서 학생들에게 종합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명문아트스쿨이다. LFAS에 4학년과 2학년(9월 새학기 기준) 자녀를 보내고 있는 이경아씨에게 랭리파인 아트스쿨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Q. 어떤 학교인가요?
A. 랭리파인아트스쿨은 북미에서도 손꼽히는 아트스쿨인데요, 킨더, 엘리멘터리 1~5학년, 미들 6~7학년, 세컨더리 8~12학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chool Rankings(www.compareschoolrankings.org )에 따르면 학업성취수준도 광역 밴쿠버 931개 학교 중 236번째로 높은 편이지요. 초등학교 기준으로 세컨더리는 252개교 중 70위입니다.
특히 유학생은 8학년부터 입학 가능하고, 공립학교이기 때문에 학비는 물론 각종 실기 및 전문가 수업이 무료입니다. 물론 유학생은 학비가 있습니다. 초등과정에서는 미술, 드라마, 무용, 음악, 4개 분야에 대한 수업이 진행되고, 사진은 9학년부터, 문학은 11학년부터 시작합니다. 10학년까지는 골고루 각 분야를 경험하기를 추천하고 11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대학 입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지원 동기
A. 아이들이 예술에 특별한 재능이 있거나 장래희망이 예술 관련 분야여서 지원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 학교 친구들도 비슷한 것 같아요. 학교를 다니면서 아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예술 방면으로 진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졸업생을 보면 예술분야를 비롯하여 의료, 경제, 경영,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방면으로 진출하더라고요. 월넛그로브에 2007년부터 살고 있는데 이웃들이 LFAS를 선호합니다.
LFAS는 원래 엘리멘터리부터 있었는데, 2012년생인 첫째의 킨더 입학 시기에 킨더가 생겼어요. LFAS에 신청을 했지만 대기 번호가 56번이어서 마음을 접고 집 근처 초등학교에 1학년까지 다녔죠. 한 반 학생수가 15명인 작은 학교였는데, 가족적인 분위기가 좋아서 2014년생인 둘째도 그냥 첫째가 다니던 학교에 보내려고 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둘째가 대기 3번을 받은 거예요. 둘째가 입학을 하니까 첫째는 대기 순번과 무관하게 2학년때 바로 연락 오더라고요. 티오 났다고. 얼떨결에 두 아이가 LFAS 학생이 되었습니다.

Q 초등학교 지원방법
A. 랭리에는 학구와 무관하게 지원하는 공립학교인 초이스스쿨(choice school)이 있어요. 프렌치 이머전(French Immersion), 랭리 펀더멘탈 초등학교(Langley Fundamental elementary school), LFAS가 초이스 스쿨입니다. 초이스 스쿨에 입학하려면 전년도 10월에 랭리교육청 웹사이트에 인적사항을 등록하면 됩니다. 예전에는 선착순이었는데 요즘에는 추첨제입니다. 랜덤으로 대기번호를 받는데, 랭리 거주자 중에서 형제자매가 LFAS에 재학중이면 우선 배정이 됩니다. 대기 번호를 받으면 티오가 날때마다 학교에서 연락이 옵니다. 2학년까지는 한 학년 정원이 한 반에 20명씩 2개 반 총 40명인데요, 3학년이 되면 20명을 추가하여 3개 반 총 60명이 됩니다. 3학년 때 대기자들을 많이 받더라고요. 아이들이 LFAS에 재학 중이라고 하면 그 어려운 학교를 어떻게 들어갔냐고 물어보는데 입학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기다리고 있으면 대기 순번에 따라 언젠가는 연락이 갑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미들, 세컨더리까지 시험 없이 진학하는데요, 세컨더리 때 입학하려면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한다고 합니다. 세컨더리 입학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학교로 문의 해 보세요.

Q. 랭리아트스쿨 초등과정
A. 초등과정에서는 미술, 드라마, 무용, 음악 분야에 대하여 맛보기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고 아이들이 각자의 개성대로 마음껏 표현하게 풀어 놓는 것 같아요. 한국식 예술영재프로그램이나 전문적인 훈련을 기대하고 자녀를 LFAS에 보냈다면 실망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미술 수업시간에는 아이의 크레이티브한 표현에 중점을 둡니다. 한국에서는 첨삭지도가 있잖아요. 이 학교는 정형화된 틀이나 커리큘럼이 없어요. 선생님이 계획한 것이 있는데 학생이 다르게 표현하면 그것도 굿 아이디어라고 칭찬하는 분위기입니다.
애들이 그림 그린다고 너무 집안을 어질러 놓았길래 “이럴 거면 아트스쿨 다니지 마, 그랬더니 큰애가 그러더라고요.
“엄마, 선생님이 그러는데 옷도 더러워지고, 집이 지저분하면 아트 잘하는 거래. 나는 굿 아티스트여서 집이 엉망인 거야.”
미술선생님이 연륜 있는 예술가인데, 아이들의 자유로운 발상을 지지 해주시나 봐요. 초등과정에서는 테크닉 보다는 아이들이 자신이 자기 식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 같아요.

Q. 학교 생활은?
A. 학년이 섞여 있는 혼합반이 없어요. 티오가 채워지니까.
엘리멘터리와 미들 학생들은 거의 캐나다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이지만 ELL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시민권자인 우리 아이들도 모국어가 한국어이기 때문에 ELL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한국 학생은 학년마다 다르겠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둘째 학년에는 40명 중 한국인 5명인데, 1명 빼고 다 ELL 참여 중이고요, 4학년 올라가는 큰애 학년에는 60명 중 한국 학생이 2명입니다. 8학년 되면 유학생을 받으니까, 그때부터 한국인이 많아집니다.
선생님들이 학교에 대한 자긍심이 있어요. 티칭 라이선스와 예술 전공을 취득한 교사들이어서 일반교과와 예술전공을 둘 다 가르치고 있죠.
아이들이 드라마 수업을 좋아하는데요, 전문적인 연기 훈련을 배우는 게 아니라, 다른 예술 수업과 마찬가지로 자기 표현이 중심이예요. 돌고래를 표현해 보라면 끼익 끼익 소리를 흉내 내는 식이죠. 펜데믹 전에는 학교에 있는 시어터에서 자주 발표회를 했어요. 부모들에게 10불쯤 하는 티켓을 팔거든요. 애들 공연 관람하고 박수를 쳐줬는데, 펜데믹 이후에는 학교 건물 안에 학부모를 비롯한 외부인 출입금지입니다.

Q. 학부모 참여
A. 초이스 스쿨에 신청했으니 아무래도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캐네디언들도 학군을 따져서 아보츠포드에서 등교하는 학생도 있거든요. 사는 동네 캐치먼트로 보내기 싫어서 지원 한 거죠. 일단 이 학교가 도보 통학이 어려운 위치에 있어요. 라이드 안되면 못 다니는 학교입니다. 학부모들 교육열이 높은 편이어서 펜데믹 전에는 아트룸, 필드 트립 발론티어 등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학교행사에 협조하는 분위기였어요. 학교에 새 놀이터 생겼는데 재학생 학부모가 기부했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랭리아트스쿨을 추천한다면?
A. 역사가 있기 때문에 건물은 오래됐지만, 학교가 크고 시어터, 댄스룸, 아트룸 등 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아트룸 가면 온갖 재료들이 구비되어 있어요. 아이들이 뭐든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무엇보다도 교사에 대한 믿음이 커요. 정말 많이 배우셨구나, 인격적으로 훌륭하구나 저절로 존경심이 드는 선생님들이십니다. 선생님들도 LFAS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자부심이 큽니다. 첫째 담임선생님 자녀들도 모두 LFAS에 다니고 있거든요. 선생님께서 학교에 만족하고 있으니 자녀들도 이 학교에 보냈겠죠.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무료로 예술수업을 받고 있으니까 예술관련 사교육이 필요 없어요. 그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획일화된 한국식 입시위주 예술교육과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학교니 참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