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갤러리 한국 컬렉션 답사 보고

해외박물관 혹은 미술관의 아시아 컬렉션을 방문해 본 적이 있다면 한국문화재의 위치를 한번쯤은 고민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문화재와 비교하자면 한국의 문화재는 아무래도 더 작은 공간에 적은 수의 전시품을 통해서 접할 수 있다. 이런 대접에 약간의 섭섭함과 아쉬움을 느껴 본 적이 있다면  U BC 인류학박물관 (Museum of Anthropology, 이하  MOA)의 새로운 컬렉션 소식에 귀 기울여 볼 만하다.  한국컬렉션에 추가 된 것은 바로 한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금기숙 작가의 두 작품! 금기숙 작가는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의상을 디자인한 의상감독이다. 철사와 구슬을 꿰어 옷을 짓는 그녀의 작업방식은 올림픽 피켓요원들의 의상을 통해 세계인의 눈길을 끈 바 있다.
지난 8월 8일, MOA 아시아 담당 큐레이터 푸유비 나카무라(Fuyubi Nakamura, 이하나카무라)와 만나 새 소장품에 대한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나카무라:  MOA의 아시아컬렉션은 박물관 전체 컬렉션의  40%를 차지 할 정도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그만큼 제한된 공간에 전시할 작품을 선별해 내는 것이 큰일이죠. MOA에서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현대미술(Contemporary Arts)이었습니다.  원주민(First nation) 갤러리의 작품은 현대적으로도 감상 할 수 있는 반면,  아시아갤러리의 경우 이런 느낌이 많이 부족하죠.
‘인류학’ 박물관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전통적이고 토속적인 테마의 작품을 보게 될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었다.
나카무라:  MOA에서 일을 시작했을때만 해도 아시아갤러리의 작품전시는 지리적 위치에 따라 구성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춰 다시 갤러리를 구성하고 싶었죠. MOA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의 전통적인 테마를 현대적으로 연출하고 싶었어요.
이러한 전시 연출을 시도하던 중,  한국의 국립민속박물관 ‘ 때깔’전에 출품된 금기숙 작가의 작품이 나카무라 큐레이터의 눈에 띈 것이다. 때마침 한국정부로부터 지원금까지 받게 되면서 작품 구입과정에 속도가 붙었다.
나카무라:  금작가의 두 작품을 전통적인 한복과 일렬로 배치하여 전시했어요. ‘ 한복’ 이라는 같은 테마를 공유하면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아시아갤러리는 중국,  일본,  한국순으로 공간을 나눠 사용하는데, 비율적으로 보자면 이 두 작품전시를 위해 제법 큰 간을 투자한 셈이죠.
철사와 구슬로 엮어낸 조형작품은 멀리서 보아도 단연 눈에 띄었다.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작품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고,  이러한 이유로 아시아갤러리 입구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금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나카무라 큐레이터와의 인터뷰를 마무리하였다.
나카무라: 금작가의 작품을 구입하기로 결정했을 때만해도 그녀가 평창동계올림픽 의상감독으로 임명됐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이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해 달라는 금작가의 부탁에 저 혼자만 알고 있었지만,  이 작품들에 흥미로운 설명이 더해질 생각에 들떠 있었죠. 한국인이라면 올림픽 피켓요원들의 의상을 인상깊게 보았을거라 생각해요.  많은 한국인들이 MOA에 직접 방문해서 금작가의 작품을  감상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UBC 인류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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