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속은 병들어가고 있었다 !
나는 삶에 대한 주관도 주장도 없으면서 상대의 결점을 보는 일은 아주 천재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즉, 내 인생의 주인공이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생각이 많았고 그 생각의 줄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두렵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는 그런 나의 삶을 못마땅해하고 가면이란 것이 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나 자신을 속일수는 없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없고 나쁜 사람도 없는 것 같다. 다만, 이렇게 저렇게 비춰져서 표현될 뿐이었을텐데 너무나도 큰 비중을 두고서는 세상이 흔들리는 충격으로 받아들일 때가 많았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말을 듣고 싶고 수긍해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런데 결점을 찾아서 비난하는 일이 생각의 잣대일뿐이지 예리한 통찰력이라 말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이것은 자신과는 다르다는 분별이고 자기결점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수단이고 자기방어가 아니겠는가?
이런 일들은 내가 원하는대로 상대가 바뀌지 않을 때, 미움의 한계는 도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으며 비판과 비난이 심중에 깔려 있었다. 그런 가운데, 나의 삶이 다른 사람의 흉만보고 결점만 찾아내고 있다면 그건 나자신이 얼마나 못나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에다 자신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모르는 사람으로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나 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는 동정을 보이고 장점을 얘기해주는 선심을 쓰기도 하지만 자신보다 더 가졌거나 형편이 나아 보이는 사람은 그 앞에서는 아부를 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뒤에서는 그 사람의 불행한 이야기 내지는 결점을 찾기에 급급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참 불쌍한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고 나의 비판을 받은 그렇게 결점 많았던 상대는 더 잘 되어가고 있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것을 따라잡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으로 노력이란 것을 했지만 그것은 흐르는 급류에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일임을 알게 되었고 종국에는 병든 몸과 맘을 이끌고 살아가는 처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과연 그렇게 해서 나에게 얻어지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 눈에 들어오는 상대의 결점을 어떻게 처리하여 보다 나은 관계로 이어 나갈 수 있을까?
먼저 상대의 결점을 비판하고자 하는 그 순간의 나의 마음 또한 병들어 있고 그 책임을 상대에게나 나 자신에게도  떠넘기거나 비관하지도 말며 그 어느 누구에게도  원망을 하지 말고 그냥 그 시간을 지나가게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되어지지가 않았던 일은 내 문제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 문제의 화근이 된 일이었고 병 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는 것이다. 거기다 병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고 용기도 나지않았으며 더 큰 장애로 나의 발목을 잡은 일은 계속 잦아드는 생각의 소용돌이인 “너 때문”인데 내가 왜 이런 수고를 해야 하지? 하는 생각들이 용기를 가로막을 때가 많았다.

잘못의 분별의 세계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분별은 또 다른 분별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누구한 사람이 먼저 그 계산에서 독립만세를 불러 줘야 하는 일인 것 같다. 그것은 누구를 바꾸고 싶어서 비난하고 그 사람의 결점을 들춰내어 원망했던 일, 즉 내가 한 행위만 봐야 하고, 상대의 구역에는 접근금지구역으로 확실하게 선을 그어 넘어가지 않을 때, 내 병이란 것이 나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도 있고 살아갈 만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니 그 고집 한번 꺾고 자존심 한번 죽이는 일에 그토록 많은 시간이 흘러갔던 것이었다. 긴 시간이 흘러갔구나 싶다. 한번 실행하기가 어려웠지 그 다음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이제 보이는 것들이 있다 !
상대를 내 맘에 들게 하고 싶은 일은 나를 더 병들게 하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나의 불행하다고 여기는 처지를 조그만 것에서부터 채워나갈 때, 그것만이 내 살림살이이고 다 채워졌다고 여기는 남의 살림살이는 아무 소용이 없게 되며 마음이 아프면 치료하면 되고 재물이 빈곤하면 절약하고 저축하고 지금하고 있는 일에서 소득을 높이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실행에 옮기면 그 댓가는 어김없이 노력을 속이지 않고 주어지게 된다.

이런 일들이 보인다 !
내가 먼저 변화되는 길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내가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일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