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강애나

 

폭음 속에서 태극기 펄럭이며
동족상잔에 가슴과 가슴 맞대던
총칼은 찔레꽃이 되었어라

목청 높여 전진하던
용사들의 펄펄 뛰던 발자취는
앙상한 뼈대로
아직도
바람 되어 전진하려나

이날이 오면 문득
군화도 벗지 않고
늙은 어미 품으로 달려들 것 같은 아들아
어느 들에 흩뿌려진 붉은 향기 되었을까
얼룩진 풀밭 속엔 목에 걸던
이름들만 꼭꼭 숨어서
원망스런 임진강만
유유히 바라보고 있을 넋들이여

막혀버린 철길, 38선고지
가슴에 박은 찔레꽃 가시만
헝클어져서 우리의 소원 통일만
끝이지 않는 붉은 잎 날리어
임진강 너머 향기로 보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