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늙었다고 말할 때
남들은 모른다, 나의 어떤 나이가
나의 늙은 나이인지를.
남들이 나를 늙었다고 말할 때
나는 모른다, 나의 어떤 때를
남들이 말하고 있는지를.

그래도 괜찮다.
그건 틀린 것도 아니고
그건 부정확한 것도 아니니까
남들의 생각과 나의 느낌이
비슷하지만 같지 않고
같아보여도 같지 않은 속사정을
나도 모르고 남들도 모른다.

젊은이여,
맞지 않다고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남들과 나의 생각은 딱 떨어지게 맞지 않아도
틀린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이것이 우리를 연결하는 공통분모라고 생각한다.
우리들 사이에 틀리는 것이 없다면
우리들 사이에 특별히 맞는 것도 없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늙어간다.
나는 빠르게 어떤 때는 심각하게 늙어가지만
어제와 오늘, 그제와 어제가 별로 다르지 않다.
마치 당신의 젊음이 어제와 오늘, 그제와 어제가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나이가 그렇고
사랑이 그렇다. 지내고 보니
미움도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