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일상: 막둥이 가족의 행복한 시간

어제 밤 꿈, 우리 집 막둥이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 해 보였다.
실제로 밴쿠버 이곳저곳을 부모님과 추억 쌓기를 하고 있을 것이 짐작 되어서 이러한 꿈을 꾸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5학년인 막내는 올 1월부터 유학 생활을 하게 되었다. 5월 중순쯤 우리 가정에 오게 된 아이가 지금은 혼자가 아닌, 누나 형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막내가 된 것이다. 지금은 예전처럼, 홀로 밥을 먹는 일도 큰 집에 혼자 있을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활동적인 모습이 또래 아이들에 비해 부족한 것은 어른의 내 마음으로 염려가 되어 아이를 귀찮게 부르는 일이 많아 지는 일은 종종 있기는 하다.

지난 주 토요일, 막둥이의 가족이 밴쿠버에 도착하였다. 8일 정도의 여정으로 이 곳에 방문하신 가족은 6개월만의 만남으로 애틋해 보이는 안타까움도 살짝 느낄 수 있었다.
여섯 살 차이가 나는 동생은 오랜만에 만난 형이 너무도 좋은 듯 장난을 치고 졸졸 따르는 모습이 우리 가정의 모든 구성원들의 입가에 미소를 띄게 하였으니…가족이란, 세상에서 받은 가장 소중한 인연의 선물인 것 같다.
밴쿠버에 도착한 첫 날이기에, 아들이 지내는 보금자리를 보시는 것도… 그리고, 어떤 이들과 살아가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도 당연한 절차라 생각이 되어 저녁 식사를 대접하게 되었고, 어린 아이를 홀로 먼 타국까지 보내게 된 사연도 들을 수 있었던 소통의 시간이었다.
대게는 아이들을 맡게 되는 과정이, 부모님을 직접 만나 생각도 나누고 아이를 살피는 일도 있게 마련인데…우리 막둥이의 경우는 응급 상황이었기에 전화로 주고 받은 대화가 두 번 정도였고, 문자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일 몇 번으로 맺어 진 인연인지라 부모님께서도 염려가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화 음성으로 들려오는 내 목소리와 마음이 진심으로 전해져 큰 고민없이 선택하셨다는 말씀에 다시한번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일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였다면, 과연 많은 손실을 감수하며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던 이에게 아이를 맡길 수 있었을 지 생각하게 되는 부끄러움도 갖게 되는 순간이었다.
금융업에 종사하시는 아버님의 말씀은, 어린 아들이 영어 학원에서 200-300개씩 되는 영어를 암기하여 시험을 치르는 모습을 보시며 유학을 선택하게 되셨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유학원을 통하여 아이는 이 곳 밴쿠버에 오게 되었고, 보통의 아이들이 생활하는 것처럼 캐네디언 홈스테이와의 만남은 어른들의 생각처럼 영어의 발전도 아이의 자유로운 환경도 모든 것이 기대로 시작이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들의 바람만큼 아이들이 잘 적응해 준다면 아쉬움이 남는 유학은 없겠지만, 실상은 그렇게 되기는 쉽지가 않으니 조기 유학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게 되는 것 같다. 가디언으로 아이를 잘 관리할 것 같던 유학원의 설명도 부모님의 바람대로는 진행되기 어려운 현실이니 어쩜, 아이는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이상의 외로운 시간을 보냈을 지 모르는 일이다.
그 시간은, 줄어든 몸무게와 피가 날 듯 짧게 물어 뜯은 손톱들로 확인이 되니…부모님의 마음은 피 눈물이 흘렀을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순간들을 곁에서 보게 되는 나는 오늘도 무심해질 수가 없는 이유다. 모든 것의 시작은 희망이었을텐데…후회와 절망의 대가로 온다면 너무 잔인한 일이 아닌가 싶다.
아직도 대한민국의 시선은 유학생들에게 관대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부유한 자녀들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로 여겨지는게 현실이니, 이런 이유에서 내 아이들이 겪는 부당함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못 할 때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겪은 우리집 아이들은 이러한 사례인 경우가 거의 없었다. 부모님들이 열심히 경제 활동을 하여 학비와 일정의 생활비를 보내었고, 그 안에서 꼭 필요한 사교육과 아이들에게 지원을 최대로 하려는 우리들의 마음이 서로 통하였기에 공존할 수 있었던 소박함이 더 큰 일상들이었다. 그러하였기에 아이들에게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생활한 것에 대해 부모님께 감사해야함을, 그리고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이 모든 가진 것에 대해 나눔과 배려는 당연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늘 잔소리처럼 말 하는 우리는…그래도 떳떳하게 부모들을 맞이할 수 있는 아이들의 후견인의 역할이었던 것이다.
지금, 좋은 날씨와 예쁜 자연을 맘껏 누릴 우리 집 막내와 그의 가족들은 올해 들어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지 모른다. 먼 곳으로 비용을 많이 들여가며 보내는 여행등은 일정에 없을 지 모르지만 근교를 나들이하며 걷고, 뛰고, 웃는 그런 소소함에서 더 큰 행복과 가족애를 느끼는 중이 아닐까 짐작하여 본다.
매일 저녁이나 오전에 카톡으로 안부를 묻고, 지내 온 일상들을 전해주시는 엄마의 말들 속에 얼마되지 않은 인연은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닌, 마음의 전달임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분명히 모든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값진 것들을 선물하고 싶을 것이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겪었던 불편함들을 내 자녀들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을 ‘기회’라는 여러가지로 쥐어 주고 싶을 것이다.
그러한 우리 부모들의 마음을 서로 이해하 듯 아이들과 연결된 일을 하는 우리 모두는 책임감으로 곳곳에 존재하고 있기를 바라여 본다.

“채원아, 이제 며칠 남지 않은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맘껏 누리고 이모와 다시 만나자”

두 번째 일상: 감사합니다

젊음이 예쁜 것은 무엇을 하던 희망이 함께 한다는 점인 것 같다. 우리 집 두 코디 아가씨들은 각자의 관심 분야의 새로운 경험을 쌓기 위해 인터뷰를 보며 도전을 하게 된 한 주일을 보내었다.
집에서 보내어 주는 학비의 든든함에 학업에만 열중을 해도 되는 아이가 있는 반면, 그 당연함을 죄송함으로 여기며 학업과 일을 병행하려는 아이들은 참 예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학기 초, 잠깐씩의 일탈도 있었지만…어른들의 훈계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아이들은 다시 자신들의 인생을 신중하게 여기려 준비 중이다.
누군가에게 내가 자신있게 아이들을 소개하는 말, ‘어른들을 공경할 줄 아는 아이들, 맡은 일에 책임감을 다 하는 성실한 아이들, 받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아이들’인 우리 아이들의 새 출발을 응원하며 기다리는 인터뷰의 결과가 좋은 소식으로 돌아오 길 소망하여 본다. 그리고, 내 아이들과의 소중한 만남에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과 감사함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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