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데코스트 한국전 참전용사 출판 기념회 개최

 

랄프 데코스트 한국전 참전용사의 자서전 ‘인생의 황혼을 향하여(Toward life’s sunset)’ 출판 기념회가 3월 28일 얀스 가든(버나비)에서 개최되었다. 서정길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행사에는 6.25참전유공자회 캐나다서부지회(회장 이우석) 주최로 강승연 영사, 랄프 데코스트, 유공자회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랄프 데코스트 참전용사는 “63년 동안 나와 함께하고 2017년 생을 마감한 아내 에바에게 바친다”라며 “자서전 준비를 도와 주고 후원해 준 6.25침전유공자회 및 한인사회에 감사드린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우석 회장은 “오랜 벗이자 동지인 랄프 자서전이 나와 함께 축하할 수 있어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박은숙, 장민우6.25참전유공자회 명예회원이 자서전 독후감을 발표했다. 한편 점식 식사 후 노래자랑 시간을 통해 참전유공자들이 흥겨운 노래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저자 랄프 데코스트 한국전참전용사는 1930년 생으로 1986년까지 캐나다 군인으로 복무했고 전역 후에는 7년동안 BC 검시소에서 근무했다. 이번 자서전에는 본인의 가족, 지인들과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한국전 참전 이야기, 6.25참전유공자과의 인연 등 한인사회와의 친목 등을 담았다.

 

<랄프‘인생의 황혼을 향하여’자서전을 읽고>

박은숙 해오름 학교장

 

랄프의 ‘Toward life’s sunset ‘ 출판을 축하 드립니다. 또한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캐나다 서부지회 6 25 참전 유공자회에 특별히 감사드리며, 제가 독후감을 맡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 책은 더 나은 사람으로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이끌어 준, 랄프의 아내, 에바에게 바쳐진 책입니다.
연아마틴 상원의원은 ‘한국 전쟁의 영웅일 뿐 아니라 랄프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진실한 의미에서의 영웅이라’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10세 때 까지도 키와 몸집이 작아 놀림을 받던 랄프는 종종 아버지께 출신을 묻곤 했습니다. ‘너는 암소 문손잡이의 잡교배로 태어난 아이다.’ 로 그 질문은 멈추게 됩니다. 그 재미있는 답변 뒤로 1600년대 후반 랄프의 가족사가 이어집니다. 10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동네 모퉁이의 식료품점에서 일하다 어머니께 발각되어 14세 전 전보국의 배달 소년이 됩니다. 그 곳에서 근무하는 동안 데이트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언급되고, 형제 자매의 결혼사와 그 자녀들의 이야기가 가감없이 이어집니다. 어릴 때부터 유독 가족과의 유대감이 깊었던 랄프의 삶은 그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이 됩니다. 어느 곳에 살던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그들을 자주 방문하고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해지고 뜨는 아침마다 그들을 기억한 따뜻한 그의 삶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랄프는 1952년 NATO에서 복무할 기회 대신 한국 전에 참여하여 몇 차례의 부상과 폐질환을 얻게 됩니다. 적군을 방어하기 위한 다리를 폭파하고, 휴전 이후 부대를 훈련시키는 일과 이동, 임진강 남북 도로 재건, 배수공사, 지뢰밭 개간, 철거 자재 파괴 등을 수행하는 동안 만났던 한국의 풍습과 따스한 한국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1954년 여름, 운명의 상대인 에바를 만나 다섯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 40세가 넘어 12학년 졸업을 완료합니다. 랄프와 에바의 자녀 그리고 손주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참으로 생소합니다. 이혼한 자녀의 아내마저 친구로 삼아 서로 존중하는 경우를 우리는 본 적이 없습니다. 세대간 다른 생활 방식을, 부모로서 방해하거나 판단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랄프는 담담히 말합니다. 1977년에는 무공훈장 임명과 실버 쥬빌리 훈장을 수여받습니다. RCE/CME에서 일 한지 35년이 지난 후 1983년 캐나다 한국전 참전유공자회에 가입하고 1986년에는 한국을 방문하여 전쟁 중에 보았던 가난, 빈곤을 딛고 발전한 한국의 놀라운 회복력에 감탄, 감명을 받습니다. 그후 KVA 24 유닛 회장이 되어 밴쿠버의 한인과의 교류도 깊어집니다. 칠리왁의 구두 수선공이자 시인인 오석중씨 부부, 6 25 참전 유공자회 회장 이우석 부부와 우정이 한 예입니다. 1999년 랄프 평생의 사랑 에바가 병에 걸립니다. 담낭에 암이 생기고, 유방암, 신장 기능 상실 및 뇌졸증을 일으켜 치매와 일부 단기 기억 상실을 초래합니다. 그럼에도 매 해 친구와 동료, 가족을 만나러 여행합니다. 2017년 9월 건강이 악화되어 가족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하고 웃는 모습으로 평화롭게 이별 여행을 떠납니다.
나는 그 날을 기억합니다. 밝고 화사한 얼굴로 여름 비치에서 내가 안겨준 수국을 안고 작별 인사하러 온 그녀를 꿈에 만났습니다. 그 날은 랄프의 87번째 생일이자 추수 감사절이었습니다. 랄프와 가족들은 격양된 슬픔을 훌륭한 아내와 어머니를 갖게 된 축복에 감사할 것이 많았다고 토로합니다. 2017년 12월 캐나다 서부지회 6 25 참전 유공자회와 함께 KVA 마지막 오찬을 나누었습니다. 에바를 보내고 에바와 함께 했던 그 길을 딸 로레인과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별은 슬프고 안타깝지만 남은 이들을 방문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고백합니다.
많은 한국계 캐네디언과의 우정과 사랑과 격려로 출판하게 된 것이 이 책입니다. 한국 입양인과 6 25 참전 유공자회 활동에 대한 저와의 10년 넘는 우정이 잠시 언급되었습니다. 그후 랄프는 2019년 가평석 제막식에 참석했고 6 25 참전유공자회 회원들과 유대와 우정을 나누고 여전히 지역의 아픈 대원들을 방문하고 위로합니다.
2020년 한국전 70주년 기념 행사에 참여하여 ‘아무도 잊혀지지 않았다’ 라는 감사패와, 6 25 참전유공자회 본회의 명예회원이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랄프는 젊은이에게 가능한 오랫동안 교육받기를 충고합니다. 또한 사람의 출신보다는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려고 노력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만약 누군가가 열심히 일하고 무언가를 성취한다면, 그의 삶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회고합니다. 길고 생산적인 삶을 살았으며, 63년간 에바와 함께한 결혼 생활과 5명의 사랑스러운 아이를 가져 행복했고 현재 또한 행복한 사람이라고… 그는 사랑하는 에바의 이별로 상실감을 안았지만 그녀와 함께한 행복한 기억으로 가족, 친구들과 계속 바쁘게 지내며 여전히 행복한 삶을 즐기고 있다 말합니다. 삶의 여정에서 그 누가 랄프보다 더 나은 삶을 논할 것인가로 이 책은 마무리됩니다.
한 사람의 회고록을 읽고 리뷰 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 달궈진 마음자리로 동행하는 참 기쁜 일입니다. 한 사람의 겸허하고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 특히나 한국전 참전으로 동서양의 문화를 사랑으로 버무린 그의 삶은 아름답습니다.
알알이 박힌 그의 삶 언저리마다 해학과 웃음과 진실이 유리알처럼 반짝입니다. 포장되지 않은 소박한 삶의 이야기가 더욱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대단한 누군가의 삶보다 귀하고 진한 랄프의 삶을 노래하는 일은 기쁨입니다. 랄프와의 우정은 우리에게 그의 노력이 만든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오늘 제가 달고 나온 브로치는 에바가 남긴 유품의 한 조각입니다. 지난 10여년 한 해도 잊지 않고 보내 준 생일과 성탄 카드와, 랄프가 언급해 준 해오름 가족과 6 25 참전 유공자와 더불어 제 삶을 더욱 풍요롭고 소중하게 간직하도록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랄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