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5일4시30분 일어나 속이 매스껍고 어지러웠다. 화장실가서 토하려 했지만 헛구역질만 나서 다시 침대에 누우니 더 어지럽고 빙빙 돈다.
큰길만 건너면 병원이라 리치몬드 병원 응급실에 길건너 집에서 혼자 걸어갔다. 접수대에서 있기도 힘들었다. 내가 걸어왔다니 다들 토끼눈처럼 놀랐다.
피검사하고 각종 검사를 했다. 심전도, 혈압측정 등 온 몸에 줄줄이 달아놓았다. 집에 연락하려고 식구마다 전화해도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내에게 7번 했는데도 받지 않았다. 데이타 켜고 산우회임원방에 지금 병원에 있다고 올렸다.
CT스캔, 엑스레이 등 을 찍고 레지던트라고 말한 캠이란 의사가 스트로크 같다고 밴쿠버병원으로 옮겨야한다고 했다.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왈칵왈칵 흘러내렸다. 일찍와서 괜찮다고 잘 온거라고 그 가 위로 했다. 화장실 가야하는데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불러도 불러도 아무도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러다 싸는거 아닌가 오줌보가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체념 할 즈음에 간호사가 와서 화장실을 데려가는데 꽤나 멀었다. 그리고 엠불런스가 와서 기중기 같은 걸로 들어 올려 엠블런스 침대에 옮기고 앰불런스를 탔다.
누워서 이동하는 느낌은 아주 기분 나쁘다. 가다 서고 사이렌 울리고 다시 이리저리 흔들리며 간다. 때론 중앙선도 넘고 빨간신호등도 지나치리라.
밴쿠버 병원에 도착하니 미리 연락이 되어있어 바로 응급실 침대로 가서 피뽑고 검사 받고 MRI검사 받기위해 또 기다린다. 점심에 나와 점심을 오늘 첫끼로 먹는다. 드디어 MRI검사 사전 질문지에 사인할 땐 기억이 안나다가 MRI 통 속에 들어가 방앗간 발동기 소릴 들으니 전에 이명때문에 MRI한적이 있다는 생각이 났다. 병실에 와서 또 기다리는데 병실이 얼마나 추운지 시베리아가 따로 없다.
기다리던 결과가 나왔단다. 스트로크가 아니어서 집에 갈거라는 간호사 귀뜸이 있었다.
5시가 되서야 의사가 와서 걸어보라고 하고 체크하더니 병실에 입원해서 더 지켜보자고 했다. 그리고 6층병실로 옮기기 전에 산우회 서부회장 일행 임원들이 왔다. 살면서 경험하지 않아도 될 일들 예를 들면 엠불란스를 탄다든지 병원에 입원한다든지 하는 일을 이민초에 교통사고로 사고 무렵 한 듯 했는데 이번에 또 하게 됐다.
4시간마다 질문을 한다.
이름이 뭐냐
여기가 어디냐
오늘이 며칠이냐
그리고 그림보고 말하기.
영어 읽기 눈검사. 손가락 감각 검사 .
다른쪽 감각검사. 발가락 감각검사.
괴로운 것은 간신히 2시간 정도 잠들었는데 새벽 1시에 깨워서 위에 내용대로 하는 것이다.
내일 아침에 퇴원이다. 새로운 치료의 시작이다. 피지오테라피와 침치료 예정이다. 병원전문의 도 예약되어 있다. 이비인후과도 예약하란다. 이명때문에 어지러울수 있다고.
내가 왜 스트로크가 왔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담배도 끊은지 오래됐고 술도 거의 마시지않고 고기도 자주 많이 먹는 편이 아닌데. 원인은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한국하고 캐나다 병원이 다른 점이라면 한국은 많은 인턴을 주축으로 한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치료하는 것에 비해 캐나다는 의사의 얼굴조차 보기 힘들고 간호사들이 의사의 처방에 따라 대부분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아침에 레지던트와 인턴사단을 몰고 과장이 회진을 하면서 퇴원시키고 수술날짜 잡고 하는 문화가 캐나다 병원에서는 보기힘들다. 아니 의사 자체를 만나기 힘들다. 물론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겠지만 난 한국시스템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입원비를 내지못하면 입원하지 못하고 치료비 내지못하면 치료를 못하는 면에선 캐나다 의료시스템이 좋다. 바로 치료를 할 수 있고 큰 돈이 들 걱정을 안해도 되기 때문이다. 병실내에 있는 침대에 한국에선 보호자용 간이 침대가 있었는데 캐나다는 그게 없어 밤새 의자에 앉아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를 보았다.
물론 대부분은 잠시 들렸다 가지만 동양계에 보호자가 상시 상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침대 머리 맡에 환자정보 차트가 캐나다엔 없다. 병실에 문도 없다. 커튼만 쳐져있어서 간호사들은 편하게 드나들 수 있지만 그 안에 있는 환자는 아늑하지 않고 썰렁하다.

경계선에서

중앙선 너머
차선 너머
마구 달린다
삶과 죽음
경계에서 외줄을 탄다
보이지 않는
저승사자 꿈속에서 보듯
한발 잘 못 디디면
천길 낭떠러지
흔들리는 앰브런스
당신은 홀로
어디로 가고 있나
장독대 냉수 한사발 치성처럼
병실마다 치성이
십자가 아래 교회나
부처님 모신 대웅전
못지 않거늘
죽음 그림자 잔뜩 드리우고
엠불런스는 밴쿠버로
흔들리는 엠브런스
흐르는 뜨거운 눈물
엠블런스 사이렌처럼
바람타고 떠나는 순간처럼
지나는 길목마다 내 발자욱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돌아오지 못할 길 가고
있는 듯
엠블런스 지날때
차 세우고 보기만하다
앰브런스  안에서보는 세상
레지던트 중풍이라 말하자
눈에서 뜨거운 것이 주룩 흘러내렸어
괜찮다고 일찍 와서 괜찮다고
그가 말했지만 눈물이 멈추질 않았지
밴쿠버로 옮겨 치료해야 한다고.
혈압 검사 피검사 심전도검사
검사도 많지
초인종 누르듯 누른 알람소리
간호사실 지나
온 병실에 울려퍼지면
크리스마스 교회 종소리
시골 동네 울려퍼지듯
간호사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
크리스마스 이브 눈 위 발자욱 소리 같았네
아프다 지르는 비명
간호사 부르는 벨소리
합창되고
아기 울음소리처럼 온 밤
물결처럼 퍼지네
펄떡이던 바다 생선같이 싱싱하던 사람들이
숨죽인 배추처럼 널 부러져
악다구니만 남아
비명만 질러대는 밤엔
고통스런 바다
누가 백의 의천 사라했던가
지옥에서 싸움을 지휘하는
장수처럼
합창단 지휘자 같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