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산행, 사연이 많아 보이는 나무도 보고
유월말인데 눈이 수북히 쌓인 산 정상
왠지 내려 가기 싫었네
바람불고 비오니
내려 가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려 가기 싫은 마음도 있었네

나무잘린 곳에 씨 날아와
뿌리를 내린 나무
하필이면 왜 그곳에 자리했니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물가에 수없이 많은 풀들을 사랑했어
쓰다듬어 주진 못했지만
사진을 찍어 기억해 주려했어
마음에 새겨 둔 기억속에
사람처럼

구름이 있어
더 푸르른 하늘을 보면서
사람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
근심이 있어야 기쁜 날이 더욱 빛나는 법이다.
날마다 기쁘다면
그곳이 지옥일 수도 있다네

세상에 사랑만 존재한다면 행복하겠어
어쩌면 당연하다 여기진 않을까요
때론 싸우고 때론 슬프고 때론 그리워야 사랑인거다
사람냄새가 나야 사람사는 세상인거다
생선냄새 풍기면 펄떡 펄떡 살아 숨쉬는 생선처럼

인형처럼 예쁘게 차려입고
동화나라 같은 집에 산다고
행복할까요
얼마간은 행복하겠지
비오는 날이 있어
맑은 날이 더 빛나는 법이다
어둠속에 등불이 밝은 것은
어둠속이기때문이다
날마다 맑은 날이면
너도 나도 타서 재가 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