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

 

남편은 요즘 들어 부쩍 더 밤잠을 설치는 일이 많아졌다.
그렇게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일을 나가서는 피로가 쉽게 몰려오고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거운 하루해를 채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이름하여 은퇴로 바뀐 환경을 어떻게 적응하느냐 하는 일이다.

은퇴 즉 Retirement 의 Retire는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는 뜻이라고 한다.
타이어를 다시 갈아 끼울 때는 사용하겠다는 용도가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채비를 하는 일일것이다. 다시 말해서 , 마침의 끝냄이라는 뜻은 아닌 듯 하고 출발의 의미 이기도 한 것 같다.그런데 은퇴전까지의 20년, 30년, 많게는 50년 이상 해오던 일을 끝내고 쉬고 싶고 다른 삶을 살고 싶은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바램이다. 그 중에서 더 애매한 일이 있다면 여성들의 가사노동에 관한 일이다. 그때그때 샐러리가 주어지지 않기에 출근도 없고 퇴근시간도 없었으니 입사도 없고 퇴사도 없었다. 은퇴는 당연히 언제일지도 모르고 몸과 건강이 따라주는 동안에는 계속해야 할 일인 것처럼 해 나가고 있다. 이럴 때, 지금까지 해오던 일의 방향성을 바꾸는 일에 대한 역풍은 어쩌면 혁명에 가까운 일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그래서 출근하고 퇴근하는 은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일과 은퇴라는 이름도 부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노년의 생활을 어떻게 맞이하면 좀더 바람직한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볼까 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라는 말들을 한다.
그리고 , 돈이 가장 많이 쓰이는 때가 늙어서 혼자서 스스로 생활을 해결할 수 없을 때이다. 이럴때 , 생산적인 일의 댓가로 생기는 돈은 아주 중요한 역할이 될 수 밖에 없는 일이 되어 버렸고 그 돈은 노동이 따라 주어야 하는 일이다. 그런측면에서 본다면 가사노동이든 어떤 일이든 간에 할 수 있다면 멈추지 말고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노동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재조명 되는 일이 은퇴의 뜻과 부합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는 은퇴의 뜻에 의한다면 고된 노동후에 주어지는 휴식의 감사함이지 생산적인 일없이 누리는 휴식은 마냥 즐겁고 편치만은 않을 것이다. 이 변화된 삶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일들을 들추어 낸다면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 줄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특히, 혼자서는 더 더욱…. 그렇다면 타이어를 갈아끼운 재 충전으로 샐러리와 연결되는 일을 시작해보는 일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중의 한가지 방법으로써 지금 직장을 가질 형편이 못되는 사람이라도 비록 연금을 받아서 생활한다고 해도 그 돈에서 절약하여 저축을 할 수도 있는 일이고 그 저축이 투자상품이 될 때 이익이 창출되는 재미를 볼 수가 있는
것이다.흔히들, 노동과 운동이 다르다고 하지만 ,노동이 누군가에 의해 등 떠밀려서 나 자신을 위한일이 아니고 누구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거나 등이 휘도록 일을 했지만 살림살이는 저축이 되어가면서 나아지는 꼴을 볼 수 없거나 할 때 노동은 힘겨운 노역으로 여겨질뿐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인식의 전환으로 작은 종자돈을 마련하여 시작해 본다면 보람도 찾고 그에 따른 샐러리로 삶을 즐길 수 있다면 노동으로 즐거움을 창출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일은 누구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고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남편은 요즈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일을 좀 줄이고 레저를 즐기는 시간을 늘리면서 적당한 수입이 유지되는 생산성에 대한 보상과 노동시간과 휴식의 밸런스를 맞추고 싶다고 한다.그것은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적당한 합일점을 찾는 일인데 일을 하게 되면 힘겹고 하지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생산성 제로가 될 뿐이지 중간은 없는듯 하다.그러기에 어느 쪽을 선택하든 백 퍼센트의 만족은 기대 할 수 없고 어떤 부분은 포기해야 할 듯하다.

지금 당장 샐러리가 손에 잡히지 않는 가사노동이던지 취미생활 혹은 봉사활동 그 무엇이든 간에 그 안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는지가 으뜸이 되어야 하고 행여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샐러리가 창출되는 일을 아직도 하고 있다면 그 일터는 가장 좋은 금융상품 종목이고
최고의 취미생활 봉사활동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왜냐하면 우리의 경제활동은 죽기전까지는 계속되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그리고 그에 따른 수입을 어떻게 지출을 하고 모으면서 불리는 일과 돈을 벌어오는 사람에게 어떻게 대접해 주느냐에 따라 소득의 높낮이가 바뀌어 질 수도 있고 일을 하여 저축이 되어감을 볼 때, 보람으로 남게 되며 은퇴후에도 왜 저축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왜 은퇴 후에도 저축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옛말에, “돈 버는 자랑 하지 말고 어떻게 잘 쓰는 자랑 하라” 고 했다 그리고 맞추어 살아낼 줄 아는 지혜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돈의 필요성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지만 그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가르침을 받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즉 돈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자랐다.그리고는 아껴쓰라는 말 대신 어떻게 해서든 돈을 많이, 잘
벌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지금 와서보니,어떻게 해서 많이 버는 일보다 한푼 두푼 모아서 그 돈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한 일이란걸 알게 되었다.그리고 사람이 욕심이 어찌 없을 수 있을까는 적은 금액이라도 저축이 되어가는 것을 볼때면 잠깐씩 올라오는 욕심이 잠재워질 수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에 따라 자존감이 높여지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기도 했다.

노년에는 돈으로 해결해야 할일이 많아 질수 밖에 없다.
이곳 캐나다에서는 아직까진 의료비가 무료라고 하지만 어떤 부분은 사비를 들여야 하는 부분의 범위가 넓혀져 가고 있는 추세이고 진단과 치료는 무료라고 하지만 나이 들어감에 따라 약을 달아놓고 사는 실정이니 그 약값 또한 만만치만은 않은 일이다. 자녀들과의 관계에서도 아무리 서로 맘이 통하고 정을 나누고 산다 하여도 금전적인 물꼬가 트이지 않으면 참 답답하고 관계는 그리 유쾌하지 못하다. 그럴때, 부모가 항상 돈 없이 쩔쩔 매는 생활을 하면서 돈에 대해 충고 한다면 과연 그 말이 무슨 힘이 있을까?그러기에 저축하는 부모, 규모 있는 쓰임새의 경제활동, 이런 일들은 자녀들에게 돈으로 부모의 위상을 높이려고 하지 않음에도 그들은 부모를
생각하면 안심이 되고 그에 따른 자신감이 생기며 자존감 또한 높여져감을 알 수 있다.

이런 삶은 은퇴의 뜻이라는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나에게도 자녀들에게도 계속되는 현장감 있는 돈 공부의 실습을 함께 하고 있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