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bbard Glacier

 

Hubbard 빙하는 폭이 1.6km, 길이는 122km로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유콘 주에 걸쳐있는 빙하로써 빙하 중 가장 긴 빙하이며, 스캐그웨이(Skagway) 서쪽에 위치해 있다. 대부분의 빙하는 하루에 1m씩 움직이지만 이빙하는 하루에 60m를 이동하고 약 100년 동안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장 빨리 움직이고 있는 빙하 중 하나이다. 또 빙하는 규칙적으로 빙산을 쪼개내는데 쪼개진 얼음덩이의 크기가 10층 건물정도로 매우 크다. 그래서 천둥소리(White Thunder)가 난다.

1986년 5월에는 빙하가 갑자기 앞으로 나아가서 러셀 피오르드(Russell Fjord)의 출구를 막아서 러셀 호수(Russell Lake)를 만들었다. 그해 10월 댐이 무너지면서 피오르드는 다시 바다와 연결이 되었다.  “피오르드(빙하의 침식으로 생긴 U자형 골짜기)” 라고 하니 학교 때 배운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시험 점수를 잘 받느라 뭐가 뭔지도 모르고 외우기만 했는데 이렇게 직접 보니 살아있는 공부를 하는 것 같다. 지금은 한국도 많이 바뀌었는지는 모르지만 이해보다는 암기위주의 교육을 받다 보니 역사, 세계사 등도 머리에서 답안지로 고스란히 옮겨 쓰면서 머릿속을 텅 비우고 다시 다른 것으로 채우곤 해서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허버드 빙하에 9시 30분에 도착해서 1시간동안 머무른다고 했다. 어제의 경험으로 옷을 든든히 입고 사진 찍기에 적당한 곳으로 갔다. 빙하 앞까지 가서 U턴 하듯 빙그르 돌아서 다시 나오는 코스이다. 뱃머리가 빙하와 직각이 되면서 배의 굴뚝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와 빙하가 겹쳐져 보이면서 ‘자연도 보호해야하고 우리도 구경을 해야 하고….’ 그런 것을 감안해서 구경할 수 있게 했겠지. 그러니까 1년에 3개월 정도만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라 믿고 감상을 했다. 오늘 본 빙하가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크고 색까지 멋진 푸른  빛을 띠고 있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늦은 아침을 먹으러 “가든 카페”라는 식당에 갔다. 이곳은 어마어마하게 큰 뷔페식당이다. 500명 이상 한 곳에서 먹을 수 있고 가짓수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우리는 주로 아침에만 이용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메뉴는 일단 부드러운 흰 죽에 파, 생강 썬 것에 핫소스를 넣어 먹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빵 종류, 샐러드 종류 중 하나, 그 중 줄이 항상 길게 서있는 즉석에서 재료를 골라 만들어주는 오믈렛, 음료, 과일 등을 먹는다. 물론 다양한 고기 종류, 치즈도 많지만 오믈렛만 먹어도 배가 불러서 나머지는….
내일 배에서 내리는 시간도 알아볼 겸 배안 유람(?)을 했다. Duty Free shop을 거쳐 가다보니 안내 데스크 앞쪽에서 사진 찍는 행사를 했다. 배 안에 사진관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사진사가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을 찍은 것, 또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현상한 사진들을 찾는 곳이다. 물론 무료는 아니다. 또 방송에서 뭐라고 이야기를 한 것을 자세히 물어 볼 겸 해서 내려왔는데 알고 보니 짐을 내려서 터미널에 갖다 주는 서비스에 대한 것이었다. 짐을 갖다 주기를 원하는 시간에 따라 태그(Tag)가 달라서 자기가 원하는 태그를 짐에 붙여 자기 방문 앞에 내 놓으면 서비스를 해 준다. 직접 자기 짐을 들고 가면 상관이 없다.

오후에는 배에 있어야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이용하기로 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미술품 경매였다. 실제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참여해 보기로 했다. 경매장 안에 들어갈 때 작은 포스트잇이 여러 개 붙은 번호가 코팅되어 있는 것을 나누어 준다. 그리고 경매할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한다. 경매인이 전에 피카소와 맥스에 대해 설명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 때 작가에 대해 설명할 때 어쩐지 말이 굉장히 빠르다고 느꼈었다. 그리고 시간을 주고 그 안에 개인적으로 경매 할 작품을 감상하고 관심이 있는 작품에 자기 번호가 있는 포스트잇을 붙인다. 주어진 시간이 지나 자리에 앉으면 그 작품의 실제 소비자 가격을 알려주고, 시작 가격을 주면서 경매를 시작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부른 높은 가격에 낙찰을 한다. 그 중에 모차르트가 그려진 슈발(Michael Cheval) 작품이 마음에 들었지만….

오후에는 수영을 하기로 했다. 일단 핫 탑(Hot Tub)에 들어갔다가 날씨가 추워서 야외 수영장이라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경험도 해보지 않고 가면 섭섭할 것 같아 수영장에 들어갔다. 의외로 물이 따뜻했고 몸이 더 잘 뜨는 듯해서 수영을 하려고 보니 물맛이 짰다. 그러니까 바닷물을 데워서 수영장 물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하루에 2번 청소하는 것을 아침만 하라고 했더니 며칠 전부터 저녁에 들어 와서 다음 날 프로그램을 두고 타월로 신기하게 여러 가지 동물, 게 등의 모양을 만들어서 침대 위를 장식했다. 처음에는 어쩌다 한 번 해 놓은 것인 줄 알았는데 매일 밤 하나씩 둘씩 해 놓았다. 저녁을 먹고 방문을 열 때는 ‘오늘은 어떤 것을 만들었을까?’ 하고 기대를 하며 방문을 열게 된다.

오늘은 배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다. 그래서 극장 쇼도 멋졌고 제일 마지막에는 주요 업무를 맡은 스텝들이 다 나와서 인사도 했다. 또 그들과 함께 다른 곳에서 하는 댄스파티도 구경하고 아쉬운 듯 보냈다.  내일은 드디어 육지에 도착하는 날이다.

박혜정facebook_밴쿠버 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