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이런 걸 거야,
조금 남거나 조금 모자라거나
딱 떨어지는 것이 없는데도
지나고 나면 다,
남는 것도 모자라는 것도 없이,

더러는 삶은 연극 같다고 하고
여행을 삶 같다고 하기도 하고
나이 팔순쯤 되니까 모두
흐리멍덩하게 말하고
흐리멍덩하게 듣기도 하구만

다 모두 그렇게 생긴 거라고
여기서 저기도 십리,
저어~ 기서 여어~ 기도 십리,
가까운 곳도 먼 곳도 소설 같은
찐한 사랑도 서리빨 같은 원한도

말하자면 이런 거야,
조금 모자라고 비어있거나
완전하지 않은 듯해도
지나고 보니 모두 꽉 차있는,
그런 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