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병원에 입원을 한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처음엔 다리에 근육파열이 되었던 나와 같은 증세라고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아빠는 침을 맞아 치료했다고 말했지만 치료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타이레놀진통제만 먹은 것 같다. 그러다가 고열과 기침도 하고 그러다 가정의한테 진료를 받았는데 피검사 결과를 보고는 신장이 안좋아졌다고 신장치료를 위한 약을 먹었는데도 전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병원 응급실에 가자고 말을 해도 말을 안 듣더니 주말이 되서는 월요일에 페밀리 닥터한테 월요일에 예약하고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요일 낮에 잠깐 잠을 자고 일어난 아들의 얼굴이 눈도 뜨지 못할 정도로 부어 있었고 그 모습을 거울로 본 아들이 그제서야 병원 응급실에 간다고 했다. 길만 건너면 병원인 집에서 차에 태워 병원 응급실앞에 데려서 주고 차를 다시 집으로 끌고 온 사이에 엄마와 동생이 병원 응급실에서 아들의 입원을 도왔는데 가자마자 바로 응급실 침대로 옮겨졌다고 한다.
보통은 주말에 4시간 정도 기다려야 치료를 할 수 있는 캐나다의 응급의료시스템을 알고 있는 우리는 아들의 상태가 위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 또한 가자 마자 침대로 옮겨졌던 지난해 10월이 생각났다. 그리고 아들은 피검사부터 울트라 사운드, X- Ray검사와 CT스캔등을 마치 셋트처럼 모두 하게 되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다.그렇게 입원하고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계속 날짜가 갔다.
암수술을 하고도 그날로 퇴원하는 캐나다 시스템으로 볼때 입원날짜가 일주일이 넘는다는 것은 이상한 거였다.
그래서 아내는 병원에서 아들을 시험대상으로 해서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기 시작했고 아들에게 집에 가겠다고 말해보라고 했지만 고지식한 아들은 그 말을 하지 못했다. 대신 아빠도 전에 다리에 근육파열이 있었고 미니 스트로크가 와서 한방 침구치료로 나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병원의 의사는 퇴원하면 3개월은 절대로 한방 침구치료를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내는 지 아빠를 닮아 고지식하게 그걸 다 말했냐고 말했고 그말은 바꾸어 말하면 융통성이 없는 아빠라는 말과 통했다. 거짓말은 좋은 것이 아닌 것이라고 가르키긴 했지만 해야 할 말고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 있다는 것도 가르쳤는데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판단기준에 의한 것이기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아들을 보면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떠올리게 된다.
아들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본다. 그렇다고 생긴 것이 아버지를 닮았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생긴 것은 태어나서 처음 봤을때 간호사들이나 병실에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이 모두 아빠의 판박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도 했다. 누구라도 아빠의 아들이라고 할 거라고 말들 했었다.
순간 나는 김동인의 소설 감자에서 발가락이 닮았다는 대사를 떠올렸다. 닮은 것을 찾다가 결국은 발가락을 말하게 되는 소설에서처럼 자신의 핏줄임을 증명이라고 하려는 듯 우리는 열심히 비슷한 모습을 찾으려 한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특정 부위에 점이 있다던가 아니면 특정한 부위의 모습이 닮았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병원에서도 아들의 병이 유전적인 것은 아닌지 의심했고 아버지도 피검사를 해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했다고 한다. 아들의 혈전문제는 결국 혈소판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 다리에 근육이 파열되어서 피가 난 것일뿐이었다. 그것도 6년전에 그러니까 오십이 넘어 일어난 일이고 혈전 문제라면 스트로크가 일어난 지난해에 일어난 문제인데 아직 한창인 20대인 아들에게서 일어난 혈전문제와는 관련이 없어 보였다. 나는 아들의 문제를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머리가 빠진다고 머리 안빠지는 약을 먹고 근육을 키운다고 가루 단백질을 계속 밥대신 타먹고 하던 것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스코등에서 파는 프로틴은 우유 찌꺼기로 만든 것으로 별로 좋을게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걸 왜 사주냐고 아내에게 핀잔을 주어도 아내는 코스코 가면 2통씩이나 챙겼다. 지금에 와서 결과론 적인 것이지만 먹는 것과 생활 습관이 병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아버지의 치매로 인한 나의 발병에 촛점을 두기도 했었다. 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것은 칠순 즈음이었다. 어머니가 중풍에 걸린 것은 오십대 중반 어머니의 병증이 내게 전해진 유전이라는 생각은 나도 했었던바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추측일뿐 과학적 근거는 없다. 아버지는 돌아 가실때까지 머리숱이 많았다. 그것도 흰머리도 나중에 생길정도로 검은 머리였고 숱이 많았다. 하지만 외삼촌들이 머리가 파지는 증세가 나와 비슷했고 아들이 머리가 빠진다고 했을때 그것은 닮지 않아도 되는 걸 닮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유전적으로 머리 좋고 운동잘하는 그런 것만 닮기를 바라지 병증이나 잘나지 못한 외모는 닮기를 바라지 않는다.
때론 못된 성질머리까지 닮았다고 하지만 그런것은 살아 가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으니 탓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고지식하다거나 고집이 세다거나 하는 것은 살아 가는데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런 유전은 전해 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아직 병원에 있는 아들 유전이 아니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빨리 나아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젊은 사람이 무슨 이라는 지인의 말처럼 젊은 나이에 벌써 혈전이라니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