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이화실

먹구름이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봇물 터진 듯 쏟아져 내리는 눈물
그것은 삶의 무게를 더 이상 견디어 낼 수 없을 때
그 무거움을 십분 덜어 균형을 잡는 생의 추다

한량과 폭군 사이를 오가던 아버지의 운구가
마지막으로 떠나가는 날 그는 그 동안 쌓아 두었던
원망의 찌꺼기마저 애증의 눈물에 버무려
아버지의 관위에 빨간 소독약처럼 들이 부었다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를 위해 울어보는 그의 들썩이는 어깨가
밑도 끝도 없이 믿음직해 보인 것은
성실함 뒤로 숨은 더께 앉은 고단함에 대하여 내남없이 위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차례 소나기가 그친 하늘은 교교하고 청청하다
상처 난 마음의 언저리는 어지간히 아물고
내일은 또
내일 분량의 눈물이 오롯이 고일 것이다

 

문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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