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까지 내가 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한 적이 없었다.
우리는 지금 그 사람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2미터의 간격만큼 떨어지고
우리는 지금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을 위해서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산다.
입이 이렇게 까지 위험한 적이 없었다.

이렇게 까지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 적이 없었다.
우리는 지금 그 사람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너와 나를 이간질 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놈을
싫으나 좋으나 인정하면서 무능하게 산 적이 없었다.
우리들 사이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신뢰나 불신은 나의 의지에 관한 일은 아니다.

내가 너를 가까이 만나지 못하는 일이 이렇게 슬픈 일인 줄 몰랐다.
나는 내가 누구에게 화가 났을 때
내가 선택한 최후의 결정은 그 사람을 더 이상 보지 않는 것이었다.
이제야 내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된듯하다.
우리들의 세상의 끝에서 본 내 모습은 홀로 있는 것,
손을 잡거나 안아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 이런 일이 공부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나에게 손해를 끼친 그 사람을 다시 보고 싶을까?
나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을 다시 외면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겨준 사람을 좋아할 수 있을까?
내가 죽더라도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