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목회 30년사 <글 이지은 기자>

올해로 월목회는 36주년을 맞이했다. 한인 이민 1세대들이 캐나다 현지에 적응하고 함께 모여 친목을 다지고 건강 관리를 위해 시작한 골프 모임이다. 그들은 36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정과 의리로 똘똘 뭉쳐 월목회를 유지하고 있다. 나이 듦에 서로를 챙기고 위로하면서. 이 모임은 골프 모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밴쿠버 한인 1세대들의 역사이며 산증이다.
<글 황정은(15, 16대 회장)>
1977년, 제가 이민을 와서 4개월만에 Kings way와 Knight에 위치한 하드 웨어 스토어를 한국인으로서는 두번째로 인수하여 경영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제 생각은 약 2년 동안 영어공부도 하고 이 곳의 사정을 익힌 후에 무엇을 하려고 했던 것인제 반병섭 목사님께서 무엇이든지 부딪혀 가면서 배워야한다고 하시며 한국 사람으로는 첫번째로 하드 웨어 스토어를 운영하시던 김능순 사장님을 소개해 주시어 저는 모르는 것은 언제든지 김 사장님께 물어보며 가게를 지키고 매일 김 사장님의 가게에서 살다시피 하며 장사를 배우고 친분을 더해 갔습니다.
 
김사장님은 성실하시고 명철한 두뇌를 가지신 사업가이셨습니다. 그로부터 약 2,3년이 지나는 동안 김 사장님은 그랜빌과 18번지 에비뉴에 KIM JOHN이라는 상호로 Gift&House Ware 상점을 내며 크에 성공하여 밴쿠버에 다섯개의 지점을 더 내시고 20여명의 직원을 채용하여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보니 피곤해서 어쩔 줄을 모르고 산다고 하셔서 저도 며칠 전에 조갈증이 나 의사 선생님을 찾았더니 혈당이 높아서 조심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터라 내일이라도 의사 선생님에게 진단을 받아보라고 권하였습니다.
이튿날 김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혈당이 이렇게 높도록 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느냐며 의사 선생님께 야단을 맞았다는 것입니다.
김 사장님은 크게 실망하여 사업이고 뭐고 다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갈까 하며 낙심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위로의 말을 하기를 “당뇨명은 식이요법과 운동을 꾸준히 하면 제 수명대로 살 수 있답니다. 우리 낙망하고 있지만 말고 새로운 생활 패턴으로 바꿔 봅시다. 병원에 간다고 생각하고 일주일에 두번 월요일과 목요일 골프장으로 출근합시다” 하였습니다. 부인들에게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했더니 “과부 되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얼마나 감사하냐”며 격려해 주었습니다. 월요일과 목요일은 골프치는 날로 정하니 자연히 월목회라 부르게 되었고 오늘날까지 30여년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골프를 잘 치즌 우리 동서 배원용 장로를 앞세우고 김 사장님과 셋이서 화이트 락에 있는 리버사이드 골프 상점에 가서 골프 세트를 샀습니다. 저는 저렴한 것을 샀지만 김 사장님은 천불짜리 지폐 석장을 꺼내자 서양 주인이 받아 들고 한참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하는 말이 “내기 캐나다에서 태어나 40세가 넘는 오늘까지 캐나다 천불 지폐를 처음 본다”하여 제가 “Me too”하니 모두 웃었습니다.
 
그 이튿날이 마침 목요일 이어서 골프채를 차에 싣고는 프레이져 뷰 골프코스에 나가 월목회를 시작하는 첫번째 시구를 하였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아 보는데 해군사관학교 체육교관을 지내신 고 백인기 장로님이 동행하셔서 골프의 기초 상식을 가르쳐 주시며 걸음마를 시작하였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잘 쳐서 경기에 우승하는 것이 아니라 공을 따라 많이 걸으며 혈당을 내리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나는 레슨을 합너도 받지 않고 자유형으로 막 쳤지만 김 사장님은 역시 조직적인 머리로 연구하며 치니 골프실력이 눈에 뜨게 향상되었습니다.
 
우리가 골프를 친다는 소문을 듣고 각 교회 장로님들과 집사님들 그리고 한인사회에서 누구라고 하면 다 알만한 분들이 많이 모여 들기 사작하였습니다. 서로들 “나는 고혈압이요” “나는 당뇨병이요”하면서 말입니다. 어떤 때는 인원이 너무 초과되어 앞으로는 의사 진단서를 첨부해야 되겠다고 즐거운 농담을 하고는 하였습니다. 고 김능순 회장님은 토너먼트 할 때마다 상품과 저녁식사까지 혼자 부담하시면서도 해가 바뀔 때마다 회장은 안하시겠다고 사양하셔서 월목회 회장은 총통제가 되어 죽을때까지 평생해야한다고 만장일치로 가결하여 억지로 씌우고는 하였는데 1996냔 지병으로 하늘나라에 가실때까지 초대부터 14대 종신회장의 직책을 충실히 최선을 다라신 것 이것은 21세기를 사는 우리 월목회만의 자랑이라 하겠습니다. 1983년에 제작한 김능순 배는 여전히 활성하게 활동 중입니다. 김 회장님께서 하늘 나라에 가신 후 부인되신 권사님이 토너먼트 때마다 사용하라고 만불을 주셨습니다. 역대 회장님들이 아껴 쓰시고 현순일 회장님 때에는 모금운동을 하여 만불을 다시 채워서 적립해 놓으셨습니다.
한가지만 더 부언하자면 김능순 회장님의 사모님 되시는 권사님의 소원은 자나깨나 부군되시는 김회장님이 예수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하며 영생에 이르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신앙의 동지들과 어울리는 동안 김 회장님은 예수님을 믿고 집사, 장로님이 되시어 하나님께 충성을 다하시다가 천국에 가셨으니 권사님의 기도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앞으로도 월목회를 통하여 구원받는 신앙인들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박민철배는 김능순 회장님 다음으로 우리 회에 사랑을 주시는 박민철 회장님 내외가 여름철이면 이 곳에 오셔서 월목회에서 함께 골프를 치다가 매년 오실 때마다 8.25 기념 토너먼트의 후원자가 되어 1997년 부터 16년째 봉사를 하시고 이제는 아주 이민을 오셔서 우리와 여생을 함께 하고 계십니다.
30년이란 세월이 결코 짦지 않은 것을 실감하듯 우리 회원 중에 하늘나라로 가신 분들이 12명이나 됩니다. 백린기님, 이우채님, 황준영님, 곽태호님, 문주환님, 진윤영님, 홍택기님, 이현주님, 김능순님, 서병갑님, 허벽님, 김해윤님, 모두들 훌륭하시고 좋은 분들이셨습니다.
우리도 앞으로 언젠가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다 가실 분들인데 오고 오는 세대들에게 이 아름다운 밴쿠버 땅에 존경스런 선배들이 계셨다는 것을 자랑할 수 있게 좋은 발자위와 흔적을 남기고 가야겠습니다. 특히 월요일과 목요일이 그들의 뇌리에 남게 말입니다. 월목회의 자랑을 하자면 너무나 훌륭하신 분들이 많아 대표로 몇 분만 소개 해 드리고자 합니다. 반병섭 목사님은 밴쿠버 전체 원로 목사님이시자 문학가로 늘 좋은 시와 수필 그리고 소설까지 신선하고 감동적인 글들을 접핍하시는 월목회의 원로이십니다. 이유성 장로님은 일생동안 부팅을 담당하시고 뒤에서 진행을 돕는 숨은 봉사자로 누구보다 더 많은 수고를 하시고 심선식 박사님은 늘 회원들의 건강을 챙기시며 상담역이 되어 주시고 매번 싱글을 치심은 물론 79세부터 금월 5월 토너먼트까지 연속 5회를 Age Shooting을 하여 (83세 되시는 나이와 같은 점수) 의학박사 외에 골프학 박사를 받고도 남을 83세의 노익장이 월목회에서 배출되었다는 것이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역대 회장님, 총무님 그리고 회원들이 얼마나 월목회를 사랑하시고 협조해 주시는지 30냔을 화기애애하게 지내 온 월목회의 아름다운 전통을 후배들에게 계속 물려 주게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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