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4차 산업이다. 이 놈의 4차 산업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은 바로 AI(Artificial Intelligence)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무엇이 인공지능을 만드는가? 그것은 바로 Big Data와 이를 분석해 내는 Super Computer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몇 해전 바둑계의 거성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이 있었다. 시합 이전에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세돌 9단의 압승을 예상했었지만 그 결과는 아주 참담했다. 4대 1이란 결과로 인간이 패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은퇴할 때까지 68승 1패의 기록을 남겼다. 그 1패는 바로 이세돌 9단에게 진 것이다. 이세돌 9단의 승리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백78수라고 한다. 그런데 이 수를 둘 수 있는 확률은 0.007%라고 하니 이 확률의 수치를 통해 이것이 얼마나 찾아내기 힘든 수 인지를 알 수 있다. 결국 이세돌 9단이 대단하다는 이야기지만 역으로 이런 이세돌 9단을 4번이나 꺽은 알파고는 더 대단하단 이야기다. 어찌되었든, 강화학습기능을 통해 스스로 학습해 나가는 알파고…. 만약 그가 은퇴하지 않았다면 계속되는 승전보로 인해 바둑계에 큰 어려움이 닥치지 않았을까?
Kokoro-app, Woebot, Paro, Ellie, Shim, Xiaoice!!!
과연 위에 열거된 요상한 이름들은 무엇일까? 이것들은 바로……
상담에 사용되는 인지행동프로그램을 Client가 스마트폰에서 스스로 진행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일본의 Kokoro, 스탠포드 대학에서 만든 심리치료사 Chatbot인 Woebot, 치매환자 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Paro, 외상후스트레스 치유를 위해 남켈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만든 Ellie, 인지행동치료를 위해 긍정심리학을 기반으로 스웨덴에서 만든 Shim, 그리고 중국인들을 사랑에 빠트린 Xiaoice.
대화형 AI 에이전트와 심리상담의 만남! 이것이 바로 위에 열거한 프로그램들이다. 대화형 AI 에이전트란 우리가 말을 걸면 적합한 표현을 통해 이에 반응해 주는, 다시 말해 우리의 감정과 생각을 잘 읽고 이에 멋지게 반응해 주는 정말 똑똑한 AI상담사란 이야기다.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
흐르는 기쁨의 눈물 어찌 못해
이 눈물이 우리에게 행복을 주고
생명의 물방울 내 마음속에 맺힌다.

위의 멋진 시 한수!!! 이것은 중국의 Xiaoice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폴 회담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읊은 한시다. 지능지수와 감정지수를 겸비한 Xiaoice!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그녀와 이야기를 나눈다면 우리의 아픈 마음도 치유되지 않을까?
4차 산업시대의 인간에게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상담의 선택은 이미 고전적인 질문이 되어 버렸다. 이제 우리 앞엔 심리상담사를 찾아갈 것인가 아니면 대화형 AI에게 마음의 치유를 의지할 것인가란 도전적인 질문이 놓여있다.
당신은 어디로 가길 원하시나요?

대화형 AI를 상담에 이용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리고 이것들의 결과물들은 위에서 보듯 많은 성공을 거둔 것처럼 우리의 현실 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이 정말 우리의 마음을 읽고 우리가 처한 문제에 우리가 원하는 답을 제시해 줄 수 있을까?
이것에 대한 답은 여러분들도 모두 예상하듯 <아니다>가 아니다. 그렇다고 <예>도 아니다. <아예> 쯤으로 표현하면 어떨는지…..
사실 위에 언급한 대화형 상담프로그램들은 벌써 그 자체로 많은 진보를 이루었고 실전에서도 상담에 성공적인 결과를 직접적인 데이터로 제시해주고 있다. 그러니 그 효과를 부정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고 앞으로 더 진화해 나갈 것이란 것 그래서 더 많이 사용되어질 수 있을 것이란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이를 상담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AI상담사가 성공적인 상담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란 추측은 단순한 환상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AI의 특징 그 자체가 그리고 인간이란 특성 그 자체가 이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Big Data와 스스로 해 나가는 강화학습기능 그리고 통계란 것 자체가 너무 많은 헛점을 지니고 있다. 인간에 대한 Big Data를 수집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한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결국 그 인간이 죽을 때까지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야 할 것이니 그것이 모두 얻어진 사후에 가서야 그 인간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기 위한 데이터 분석이 이루어질 것이다. 죽은 후에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아니 어쩌면 그 인간이 태어나기 이전의 그 부모들에 대한 정보도 필요할 것이니 그 인간이 태어나기 이전의 데이터를 모두 모아야할텐데….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
마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항상 안정적으로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했었는데 그것이 갑자기 어긋나 나의 생각, 나의 감정, 나의 행동이 원래의 나의 것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마음의 이상이란 과거에는 어떤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예측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었다면 이젠 그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솔직히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니가 내 마음을 어떻게 알겠니!>라고 표현한다면 이해가 될런지? 예측 가능한 답은 있지만 그것이 항상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것! 그래서 AI 상담사는 예측 가능한 답을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바로 그> 인간에게 <지금> 필요한 정답인지는 확신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예측가능한 답이라면 이미 <그>도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상담을 청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상담을 찾아오는 많은 Client의 첫 표현을 통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왜 제가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혹 이 글을 일고 계신 독자분들 중
“내가 요즘 왜 이러지?”라 생각하고 느끼시는 분이 있다면 가까운 상담센터를 방문해 마음의 건강검진을 받아 보길 권한다. 혹 4차 산업 시대를 몸소 느껴 보고 싶으시다면 위에 언급된 어플을 다운 받아 사용해 보시면 어떨는지……..

AI상담사를 적극 활용하자! 하지만 그를 100% 믿는 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래서 심리상담사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혹 미래도 그 값어치가 떨어지지 않을 직업군을 찾고 계신 학생들이 있다면 Psychologist, Counsellor, Therapist 등의 직업을 추천하고 싶다. 당신 자신과 당신을 찾는 사람들의 삶을 의미 있고 풍요롭게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