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 있다. ‘너’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인연이 맺어지고 관계도 형성 된다.
이런 관계속에서는 잘살고 못살고,있고 없고의 비교가 생기면서 구별하게 되고 내 이름 석자,내 몸 하나 지키고 유지하는 일에 금이 갈까봐 경계를 두게 된다.그래서 건강을 염려하고 돈도 벌고 지식도 쌓으려고 하고 있지만 그런것으로도 모자람이 보이고 고통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면서 언제 해결될지는 끝이 아득하게 느껴질때 기도에 마음을 뻗어본다.기도는 이런 채워지지 않는 원의가 이루워졌으면 하는 바램을 절대적인 힘을 가진 상대에게 표현하는 일이다. 그 대상은 ‘신’이라는 존재를 의식하여 생각,걱정, 감정을 전달 하기도 한다.하지만 이 기도는 꼭 종교와 관련되어 있지는 않다.
어떤 유형의 기도들이 있을까?
대부분의 기도는 자신의 유익을 위한 일이고 설령 남을 위한 기도를 한다고 해도 기도하는 나와 나의 유익이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는 일방적인 기도이다.그 중에는 나 만의 입장을 고수하여 내가 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일,하기 싫은 일 즉,용서를 청해야 한다거나 그 일을 대신 누군가가 마음을 달리 먹어주기를 바라는 일 등이다.이런 일은 인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 나가면서 더 이상의 한계에 부딪혀서 나아갈 수 없다는 겸손과 항복 그리고 무력함을 인정하는 일과는 다르다. 또 다른 기도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신비체의 그 무엇과 부합시켜 바라는 바를 성취시켜 보겠다는 일이다.이런 기도는 현실적인 걱정이나 문제가 있다면 맞부딪혀서 해결해야 하는데 걱정만 하면서 이를 바꿔 달라고 기도만 하고 있는 형태이다. 이 역시도 몽환적일수 밖에 없고 기도를 할때나 하지 않을 때나 똑같은 삶이 전개될 뿐이다.
또한 ‘신’과도 하고 사람 하고도 하는 거래하는 기도이다.나의 기도생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기도 였다.여기서는 욕심이 앞장서고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며 오로지 나의 기준으로 움직여 지기를 바라는 기도이다.참 무지몽매한 기도라고도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응답 받는 기도 혹은 응답 받을 때까지 하는 기도 이다.우리는 기우제를 기억 하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을때 기우제를 지낸다.이 제사를 지낸다고 바로 비가 내리기는 쉽지 않다.다만 하늘만 바라보고 있기에는 너무나 답답한 나머지 자신들의 삶을 성찰해보는 겸허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이 기다리는 시간이 마음안에 아주 중요한 삶의 획이 그어지는 일일때도 있다.그러면서 자신의 한계와 받아들임,기도가 필요한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게된 발단과 자신이 해야하는 일과 하지말아야 할 언행 등이 나란히 줄 세워지는 정돈의 시간이 허락 되기도 한다. 그 기다림이 기도의 시간이고 또한 이루어지지 않은 그 어떤 사정에 길들여져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때에는 이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서두름과 욕심과 투쟁이 잠재워져 가고 있었고 오히려 밀쳐두고 있을 때 응답은 찾아 오기도 한다.그러므로 기도는 특별한 방법이 요구되는 일이 아니고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무슨 일이 해결되는 것과 원의가 이루어지는 일은 때가 있게 마련이고 어느 것이 더 잘된 일인가는 분별할수 없다. 기도가 필요치 않다는 소리는 아니다.그렇게 살수도 없는 일이지만 살다보면 급박하고 애절한 외마디의 기도가 나올때가 있다.내 나이 스물을 넘기고 몇 해 지나지 않아서 어머니는 병으로 자리보존 하시더니 그 길로 먼길을 떠나셨다.그때 병원안에 있는 작은 성당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빌고 또 빌었지만 끝내 나의 기도 대로 되지는 않았다. 기도가 잘못되고 모자라서 그렇다고…..어머니와의 이른 이별로 난 일찍 독립하여 자립할 수 있었고 스스로 내 삶을 책임질수 있게도 되었다.그리고 엄마가 없는 빈자리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메꾸어 나가면서 살았던 것 같다.그러니 기도해야할일이 생기면 나를 점검해보는 시간이 왔구나 생각해 볼 일이다.
기도하는 삶은 무엇이며 그로인한 평정을 얻을 수가 있을까? 또 그 평정은 어떤 영향으로 내 삶과 함께 할까? 기도하는 삶은 일어나는 어떤 일에도 받아들인 것 만큼 행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기도하는 삶의 평정은 기도하는 일이 필요치 않아도 받아들임과 평정이 순순히 운용되는 마음을 감지하고 그렇게 살 수 있다.하지만 기도를 해야 한다면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살아 갈 수 없다고 고집하는 일에 의존 하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한층 밝고 가벼워질 것이고 살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만나더라도 견디어 내는 힘 !
이것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