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영

 

요즘 나를 제일 잘 움직이는 것은 밥 먹으러 가자 이다

누가 밥 먹자 하면 거절한 적이 거의 없다

밥 앞에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 앞에 밥이 있는 순간이 좋다.

친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난 느닷 없이 밥먹자 한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나

맛있는 것을 같이 먹으러 간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다, 나에게는.

구지 마음에 안 드는 사람 하고는 밥 먹자 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까.

만나자 라는 말은 이야기 하자라는 말이다.

그리고 동시에 뭐라도 먹자는 말이다.

이야기를 할려면 음식이 앞에 놓여 있거나 커피나 차가 마련되었을 때다.

이야기와 음식은 뗄래야 뗄 수 없다.

둘 다 입으로 말하고 입으로 먹는다.

이야기는 건성으로 스쳐가는 이야기도 있고

폐부를 건드리는 이야기도 있다.

나는 진솔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진솔하다고 해서 심오한 것은 아니고 심각한 것도 아니다.

기분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꼬여 있으면 꼬인 대로

그대로 나타내면 되는 것이다.

웃기면 웃고

상대편이 웃어도 안 웃기면 웃지 않는 진솔함.

진솔한 이야기에는 재미도 있다

유모도 있다. 느낌에 정직하기 때문에

거짓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다.

자유로움에는 창의력이 있고

그 창의력이 재미를 만들고 유머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웃음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에는 거짓이 숨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음식과 이야기, 창의성과 자유로움

유머와 재미

그 사이에서

자연 속의 강물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