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친 밴쿠버는 연일 따뜻한 햇살과 푸른 자연으로 눈 부심을 자랑한다. 이런 좋은 날들을 아이들과 손을 맞잡고 거니는 일상은 참으로 평화롭다.

‘행복의 비밀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다.’라는 앤드류 매투스의 명언의 말은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생활을 시작할 우리 아이들과 새로운 계획으로 인생을 설계할 내 아들이 기억했음 하는 말이다.

몇 년을 한 가족처럼 지낸 우리 아이들이 고등학교 졸업식을 앞 두고 있다. 며칠 후면 집으로 돌아가 간간이 소식이나 들을 수 있을지 …우리들의 생활은 함께 있을 때는 영원히 볼 것처럼 살아가지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후에는 안부 인사한 번 묻는 게 어려운 게 현실이니 참 쓸쓸한 길인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 부부의 바람은 아이들이 원하는 대학과 사회인이 되는 것이며 가끔씩 캐나다에서의 생활이 그래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지게 되는 아련한 기억이기를 바라여 본다.

아이들이 대학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원하는 걸 선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성적에 맞추어 부모님께서 정해주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우리 집의 두 아이도 위와 같은 행보를 거닐고 있으며 부모님과의 마찰을 보일 때도 여러 번이니 안타까워 보일때가 종종 있다.
아이를 먼저 대학에 보내고 시행착오를 몇 번씩 겪는 걸 보면 내 정답은 어쩜 ‘모든 게 부질없다’ 라는 생각이다.
부모의 역할은 길을 정해주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나 또한, 내 아이가 유명한 아나운서나 외교관이 되었음 하는 바람으로 이와 관련된 활동을 오랜 기간 참여하게 한 경험이 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한 어느 때부터 아이에게서 보인 언어 표현의 재능이나 쇼맨십을 보며 아이의 길은 정해진 것이라고 믿으며 한번도 다른 길을 생각하지 않았었다. 마지막 학년 사이언스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아들을 보며 혼란스럽기도 하였지만, 그의 결정을 존중하는 게 부모의 몫이라 생각하며 욕심을 내려 놓은 일이 있다. 그렇다면 2년이 지나는 지금 내 아들은 흔들림없이 그 길을 만족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의 대답은 NO이다. 자신이 결정한 길이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고민은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사이언스를 졸업하여 의학 계열 쪽이 아니면 직업을 얻기는 그리 쉽지 않은 실망감을 갖고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도 어쩌면 꿈으로 끝날 수도 있음을 불안 해 하는 아이는 계속 길을 찾고 있다. 발을 디뎠으니 끝까지 해 보려는 의지는 이 길이 아이의 선택이었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싶다.

자, 그렇다면 2년 전, 엄마인 나의 의견을 아이가 따라와 주었다면 지금쯤 어떤 상황이었을까?
모든 상황에는 아닐 수도 있는 가정이 있지만, 아마도 많은 다툼과 갈등이 있었을 것이고 뒤 늦은 시작을 다시 해야 하는 좌절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아이와 산책을 하며 계획을 의논하고, 함께 운동을 하며 파이팅 할 수 있는 단란함과 가족이기에 누릴 수 있는 동지애는 느끼기 어려웠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지금, 자녀와 이와 같은 고민으로 갈등을 갖는 부모님들께 설득의 말을 전하고 싶다. 진로는 전적으로 아이가 생각하고 고민하며 선택하는 그 길을 걷게 하는 것이 옳음을…..
항공 정비사가 되고 싶은 아이에게 국제학부를 선택하게 하고, 변호사가 되고 싶은 아이에게 의사를 권하는 우울한 일은 없기를 바라여 본다.
그리고 이 생각은 온전히 나의 주관적인 견해임을 양해 구하는 바이다.

 

– 졸업하는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00이에게~

2년 전 4월, 어깨가 축 쳐져 이모를 만났던 그 날이 기억나는구나~
큰 체구에 맞지 않게 소심한 너의 눈빛과 행동 하나마다 나의 걱정과 불안은 큰 고민이 되었던 여러 달도 있었음을 이제와 고백하여 본다.
한국이라는 사회의 교육 환경과 가족에 대해 불신이 가득했던 기억은 사실…학업의 성과보다 더 큰 걱정이었음은 네가 훗날 어른이 되어 부모가 되면 이해하게 될 거라 믿어.
너로 인해 눈물 흘린 날도 여러 번이고 잘 못 될까 잠 못 든 날도 여러 번이었지만, 그래서 외롭다는 생각에 이모가 하는 이 일에 대해 딜레마에 빠진 날도 있었음을 아마도 넌 알 거라 생각해.
이런저런 걱정이 줄어든 건 네가 운동을 하기 시작했던 때 부터인 것 같아. 살이 빠지며 넌 자존감도 처음보다 높아졌고 학습에 대한 열의도 생기는 걸 보며 또 한번 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
부모님 마음으로 ‘어느 대학을 보내야겠다’ 라는 목표도 있었지만, 그 보다 더 희망했던건…너에게서 보고 싶은 맑은 웃음이었어. 네 또래 남학생들이 갖고 있을 ‘욱’하는 성격도 그리고 으스대는 게 멋이라 생각하는 귀염도 다 이해가 되었고, 그저 네 편이 되어 주면 그 웃음을 볼 수 있을거라는 작은 바람은 오늘…이렇게 이루어졌으니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구나~
네가 누구보다 열심히 생활한 것, 이모가 모두 보았고 칭찬한다는 것도 잊지 마라~ 그래서 꼭 네가 원하는 한 가지는 얻을 것이라는 것도 기억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많이 싸우게 될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오늘 아침, 네 목소리가 자꾸 맴돌지만, 이모가 말한 것처럼 너보다 더 너를 사랑하는 부모님 마음이니 이해해 드리고, 안아드리며 가끔씩 이라도 ‘사랑한다’ 고 말 하는 아들도 되어 드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한 가지가 가족임을 잊지 말고.
혹여, 네가 원하는 진로 선택 때문에 부딪힘이 생겨도 한 템포 쉬어서 고민하고, 현명한 길을 가길 응원 할게.
늘 하는 표현이지만, 우리 가족인 너는 밴쿠버에서 가장 착하고 예쁜 마음을 가진 학생이고 , 이모의 자존심임을 기억하길 바래~~^^
세상이 온전히 네 것이 되는 영광도 함께 누리길 바라며,
그 동안 고생 많았다.
-2018년 6월 재명이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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