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리에 있는 밴쿠버 양조장엘 다녀왔다. 핑계는 경품으로 750mm막걸리 한 병을 받기 위해서였지만 경품으로 알밤 막걸리 한 병을 챙기고 일반 막걸리를 하나 더 샀다. 생각 같아서는 3.8리터짜리 한 병을 사고 싶었지만 미니스트로크(뇌경색)로 지난해 10월부터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임시 연방 공무원신 분이라 자재하기로 마음먹고 약소하게 2병 만 들고 왔다. 미리 가게 안에 술 만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예약을 한 상태라 주방(양조장)안에 들어가서 쌀을 씻어 찌고 커다란 스탠레스 통에 술을 담근 모습을 이찬규 사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봤다.
원래 랭리에 있던 밴쿠버에 유일한 양조장은 17년전부터 막걸리를 만들어 왔다고 한다. 7년전에 써리로 이사한 밴쿠버 막걸리는 1년전에 지금의 젊은 사장님이 인수해서 운영하면서 알밤, 땅콩 등 다양한 맛을 곁들인 막걸리를 만들어 오고 있다.
써리 길포드 한인상가들이 밀집한 곳에 자리잡은 밴쿠버 막걸리는 made in Canada이다.
밴쿠버엔 많은 맥주 공장들이 직접 맥주를 만들어 고객에게 판매하고 한국에도 막걸리 카페들이 많다. 그 런 이유로 궁금해서 앞으로 그럴 계획은 없냐고 질문하니 소매 판매만 가능하고 그 자리에서 마실 수 있는 라이센스를 따로 확보해야한다면서 인수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현재 막걸리 품질향상에 주력 중이고 다양한 맛으로 써비스하고 싶다고 한다. 막걸리를 통해 교민들이 행복해하고 추억도 떠올리는 기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희망을 밝혔다.
현재 밴쿠버 소설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밴쿠버 막걸리는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알밤막걸리의 후기를 보면 밤맛이 확실히 살아있고 일반막걸리는 쓴맛이 안 나고 달착지근하기까지 하다. 소설미디어를 통해 프로모션도 많이하고 있는데 수제막걸리의 진미를 느끼게 한다. 청포도 맛도 추천이 많다. 유산균이 살아있는 생막걸리는 소화에도 좋을 뿐아니라 배고플 땐 한잔 쭉 들이키면 배가 불뚝 일어나는 요술방망이 같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었다.
Van Makgeolli의 밴쿠버 양조장 정식 사업자 명칭은 LEE BROS Winery Inc.로 다양한 맛을 더해가고 있다. 양조장 견학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일은 바텐더 학원에서 이천에 있는 진로회사에 견학을 가는데 따라가서 표주박으로 마음껏 양주를 비롯한 술을 음미하고 돌아오면서 샘플까지 챙겨가지고 온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다.
나는 3살때부터 부모님이 막걸리를 먹여 얼굴이 발그레해져 홍알홍알했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자랐다. 국민학교땐 아버지의 술 심부름을 위해 노란 양은 주전자를 들고 가게에 가서 막걸리를 받아오면서 한모금 한모금 세금을 떼기도 했다.
지금까지 막걸리 중에 가장 맛있었던 것은 사천 곤양면 보리베기 대민지원 나가서 마시던 수제막걸리다. 그 집의 어여쁜 딸이 들고 온 막걸리는 정말이지 달착자근하게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었다. 물론 막걸리를 들고 온 딸이 너무 예뻐서 너도나도 그 집 사위가 되려고 장인어른으로 호칭이 통일되기도 했다.
입맛 없을 땐 막걸리에 밥을 말아먹기도 하던 어머니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오늘 나 스스로 해피버스데이를 자축하며 고생하던 어머니 모습을 떠올린다. 생일에 새벽부터 동네 60가구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아침 드시러 오시래유.”를 외치던 내가 그때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가 되고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지 못하는 상황이다. 외국이라 외로움은 더하지만 그래도 주어진 환경에서 행복하다고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