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Mother’s Day라고 이름 부친 매년 5월 둘째주 일요일이 지났다. 이런 날들이 되면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할만큼 어느 것 하나 아쉬움이 없는 시절이지만 이런 특별한 날이 되면 난 세상을 떠나신지40년이 훌쩍 넘은 부모님과 나의 자녀들 생각이 머리를 메울 때가 있었다. 부모님께 대한 아련한 그리움도 있었지만 너무 일찍
내 곁을 떠난 일에 대한 원망을 늘어 놓을 때가 더 많았고 그분들의 고마움과 제대로 자식 노릇 못한 일에 대한 미안함을 챙겨볼 여력도 없이 살았다. 내 눈앞에 닥친 일이 목을 조여 올 때가 더 많아서였는지 그 분들을 위해 뭘 해 드렸는지도 가늠이 되지 않고 부모에게 받는 것만 생각했지 마음에 우러나서 뭘 해드리는 것은 생각 조차도 못하고 살아왔다.

그런 처지 였지만 지금 내 자녀들은 나보다는 훌륭한 사람들인 것이 나의 주변에서 살면서 왔다갔다 하는 걸 보여주는 것이 복중의 큰 복이구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조석궤변이라 했던가? 이 마음으로 삶이 계속 이어지면 좋으련만 거기서 뭘 더 바라고 눈앞에 알짱거리는 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런 저런 평가가 나올 수도 있는 일이 생긴다. 그것은 남의 눈과 귀(이목) 에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일이다. 실제로 중요한 부모 자식간의 소통과 사랑의 전달의 표시보다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며 그들의 가치평가가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자녀들의 처지와 성공여부가 부모들의 삶을 평가받는 기준으로 스스로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기에 자랑은 해야 하지만 그 반대의 처지가 될 때는 감추고 포장하고 남의 자녀들과 비교나 하면서 그럴 때 시기 질투는 친구하자고 노크를 한다. 그러면서 그런 자녀들의 어려운 처지 즉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처지를 생각해 주기보다는 힐난하고 지적하고 나의 그때 그 시절은 그렇지 않았다고 비판을 무슨 금언처럼 하고 있는 일도 살면서 흔하게 보아온 일들이다.

캐나다로 이사온 이후에 새로운 풍경을 본 것 중에 생판 모르는 사람들인데도 만나면 Hi ! ,Hello !, 하는 것이었다. 나도 그냥 따라서 하긴 했지만 이 사람들이 나를 알고 나에 대한 배려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를 보면서 곧 알게 되었다.그것은 그때, 그 사람들의 감정이지 나에 대한 배려는 아니었다는 것이고 그때 그럴 만한 일이 있든지 마음이 기쁜 일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들의 자녀들도 그럴 것이다. 자기들의 삶이 여유가 있고 살 만하면 거기에는 꼭 금전과 물질의 문제만이 아니더라도 제일 먼저 부모에게 표현하고 싶지 않겠는가? 여기 사는 사람들이 누구를 만나도 Hi ,Bye, 하는 것처럼
이와 같이 분명 무슨 때가 되어 누군가에게 관심과 사랑의 표시를 해야 하는 날이 왔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할 때가 있다.어찌 천편일률적으로 선물을 주고 받고 할 수 있으며 해년마다 꼭 같이 그럴 수 있는 처지가 허락 된다고 장담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왜 우리는 주위의 이목 ,평가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무게감에 짓눌려서 헤어나지 못하고 살고 있을까?
다름아닌 자녀들에 대한 걱정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그보다 앞선 일이 있다면 그 자녀에 대한 믿음의 한계에 봉착되어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일이다.그리고 이런 일들은 부모 자신의 문제라는 것도 자각이 되지 않고 있다.

기다려 주어야 하지 않을까?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인사를 하는 사람들처럼 될 때까지……

옛말에 ‘효녀도 효자도 부모의 입에서 나온다’고 했다. 또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 중에 누군가가 벌을 받을 만한 죄를 지으면 온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당사자를 한가운데 앉혀 놓고는 끊임없이
그 사람의 좋은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마음이 교화 된다는 일이다. 자녀들이 설령,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고 서운하게 하는 그런 시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부모가 어떻게 그런 시간을 봐주면서 넘겨주느냐에 따라 실망하고 좌절하는 시간이 될지 새로운 도약의 시간이고 거쳐 할 과정이 될지는 부모와 자녀의 선택의 책임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자녀들이 이런 특별한 날들을 기억하여 부모를 찾아주는 일들은 이런저런 선물에 대한 고마움도 있지만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가늠이 되는 일이기에 더 큰 의미가 깃들어 있는 일일것이다.

Mother’s Day 아침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아들이 요 며칠동안 소식이 없어서 궁금했는데 전화가 와서 ‘엄마 ! Happy ! Mother’s Day !’ 하고 말하면서 ‘엄마 ! 돈이 없어서 전화로만 축하한다’ 고했다. 난 ‘그래 , 돈이 없구나 그럴 때도 있지,아들아! 전화 해 주고 잘 있어 줘서 너무 고맙다.’ 고 말을 하고서는 곧 바로 인터넷 뱅킹으로 얼마간의 용돈을 부쳐 주었다. 부치고 나서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 어머니날에 엄마가 왜 나에게 돈을 주느냐’고 말했다.
아들에게 ‘이렇게 어머니날 아들에게 용돈 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받는 날이 주는 날이 될 수도 있고 그 둘이 각기 다르지 않다고…딸들과 사돈댁 딸에게까지 선물로 받은 풍성한 꽃다발들이 온 집안에 향기를 뿜으며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는 가운데 고마움으로 다가오는 어머니날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