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12월31일, 언니(2015년 봄에 따님들 여드름치료때문에 오시게 되어 처음 알게 되었고, 2016년 여름 언니네 내외분께서 우리 가족을 저녁식사에 초대해주셔서 개인적인 친분이 쌓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박여사님이라 불렀었는데, 점점 친해지면서 우리 둘다 호칭의 불편함을 느끼게 되어 자연스럽게 언니로 호칭이 바뀌었다)네 내외분과 큰 따님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러 오셨다. 언니네 가족이 12월초에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가스 여행을 가셨다가 12월29일 자정을 넘겨 12월30일 밤12시30분이 넘어서 캐나다에 도착하셨다고 12월30일 정오쯤 연락을 받았는데, 우리 가족은 딸내미 안젤라 생일파티 하러 미국으로 점심 먹고 쇼핑하려고 가는중이어서 오늘 저녁에 만나뵙게 되었다.
언니는 외식을 하자고 하셨는데, 연말에는 식당들이 너무 붐벼서 저녁을 밖에서 먹기가 많이 망설여져서 내가 우리집에서 뵙자고 제안했다. 우리 가족도 12월30일, 밤늦게 캐나다에 도착했고 남편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당일인 12월31일 점심무렵 장을 봐서 집에 돌아오니까 오후 세시가 살짝 넘었다. 집에 도착해보니까 애들이 우리 부부가 장보러간 동안에 거실 및 아래층을 대충 치워놓았다. 남편은 바로 요리를 시작했고 나는 남편 보조역할과 테이블세팅을 했다.
오늘의 메뉴는 고니와 sweet shrimps를 첨가한 남편표 특제알탕, tuna tataki, 조갯살볶음, 골뱅이무침과 소면, 커다란 문어 썰은 것 한접시, edamame 였는데, 나중에 와인 안주로 캘거리가공장에서 남편친구가 직접 맞춰 보내준 소고기육포, 피스타치오, 문어말린 것등을 담아 큰 접시에 냈다.
아래층에서 준비하느라 바쁜사이에 언니는 당신이 피자, 치킨윙, 맥주를 사오신다는 문자를 보내셨다. 오후4시쯤 이층에서 충전해둔 전화기의 문자를 읽자마자 괜찮다고 준비 거의 다했다고 답장을 드렸는데도 오실때 도미노피자 Large 두판과 치킨윙과 맥주를 사오시는 바람에 음식이 넘쳤다. 오늘을 위해 미리 맞춰둔 독일 와인이 많다고 그냥 오시라고 말씀드렸었는데…
언니네 내외분과 큰 딸은 오후 6시쯤 도착하셨다. 몇달에 한번 뵙지만, 만날때마다 반가운 좋은 분들이시다.
로드트립 기념선물로 내가 커피 좋아하는걸 기억하시곤 샌프란시스코애서 유명한 과자향 나는 커피 한봉과 라스베가스애서 우리 아이들 킥복싱할때 시원한 물 담아 다니라고 유리병으로 된 thermos를 애들 한명당 하나씩 사주셨다. 엄마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자란 나는 이세상의 누군가가 나 또는 내 가족이 좋아하는 것을 기억해준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눈물나게 고맙게 생각한다.
언니네 내외분과 큰 딸 모두 남편의 요리를 너무 맛있게 드셨고, 술을 거의 안하시는 형부(오늘의 기사님)도 분위기에 취하셨는지 오늘은 와인을 한잔 드셨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순간들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 그분들이 가신 시간이 자정이 넘었는데도 하루가 다되가는 지금까지 기억이 또렷하고 아쉽다. 나도 가족을 제외한 누군가로부터 좋아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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