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가 되면 뭐든 멍하니 본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돌아선 순간, 저쪽을 잊어버리고
이쪽을 보면 반대쪽이 걱정스럽다.

사랑이 모자라서는 아니겠지?
허리는 구부러지고
생각은 펴지지 않는다.
사랑이 모자라서는 아니겠지,

나는 네 편이야.
한없이 믿음을 주려하지만
누구보다 신뢰를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왜 나를 믿지 못할까?

그래서 나는 풍경을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치매처럼 물끄러미 바라보나보다.

글·사진 | 오석중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