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송요상(시인, 전직 언론인)>
한국의 기성세대는 대부분 일본을 좋아하지 않는다. 19세기말부터 주권을 잃고 한반도의 대부분 국민들이 노예가 되어 한 맺힌 생을 영유해야만했던 환경을 일본이 제공했기 때문에 우리민족은 자주국방을 이루지 못한 책임 이전에 침략의 야욕을 원인제공으로 간주하고 속된 말로 원한은 3대를 이어가며 갚는다는 식으로 무조건 미워했으며 일본과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젊은 세대들도 이를 따르고 있는 것 같다.
영화 군함도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만든 블록버스터급 영화로 식민지시대에 일본으로 끌려가서 노예처럼 살아야했던 그 당시 조선인들의 쓰라린 단면을 밝혀주는 배경의 섬이다. 지옥의 섬이라고 불렸던 군함도는 일본의 남부지방이면서 우리나라 부산에서 가까운 작은  섬이다.
이 섬의 원래 이름은 하시마라는 이름의 섬이며 1920년대 후반부터 연 20만톤대의 석탄이 생산했으며 그 후 시설을 보완해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1941년에는 41만1100톤을 생산했다고 한다. 하시마 탄광 최고의 생산량이었다. 이후 차츰 생산량이 저하됐고, 연료를 석유로 바꾸는 이른바 ‘에너지 혁명’으로 석탄 산업의 불황이 이어지자 결국 1974년 1월15일 폐광했다는 기록이 있다.
섬이 군함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군함도라는 이름이 지어졌으며. 이 섬의 탄광은 지하로 1km이상 내려가는  해저 탄광이다. 그 시절 한반도에서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은 이곳에서 배고픔과 위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본인들의 지배하에 하루 12시간 동안 채탄 작업에 시달렸다. 이중 질병, 익사, 탄광 사고 등으로 처참하게 죽어간 사람도 1백여 명이 넘는다.
거의 잊혀져가는 한반도의 근세사에서 이 영화가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태풍을 몰고 오게 된 것은 작가 한수산에 의해서였다. 그는 1970년대 후반에 <해빙기의 아침>이라는 작품으로 문단에 알려지기 시작해 <부초>, <유민>, <밤의 찬가>, <욕망의 거리> 등의 작품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의 대열에 올랐는데 부드러운 문체와 서정적인 분위기로 감성을 자아내며 삶과 생활의 가치를 더 높여주는 탐구 정신의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작가의 명성이 1990년대에는 서서히 잊혀져가고 있었는데  작가의 집념이 27년에 걸친 자료조사를 통해 식민지역사의 진실을 밝혀내는데 주력해서 2006년에 <군함도>라는 대하소설로 세상에 빛을 보게 했다는 것은 작품의 가치도 있지만 작가로서 더 높이 평가를 받게 만들고 있다. 한국 국민들은 작가의 역사소설 군함도를 통해 일본을 또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천만이 넘는 관중들이 영화를 통해 가슴이 찐해졌다.
‘군함도’의 메가폰을 잡은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통해 2017년의 여름 내내 한국인들의 가슴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실화에 근거한 영화는 일제강점기에 하시마 탄광에서 강제 노동을 하다 목숨을 걸고 탈출하려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기 배우 황정민, 송중기, 소지섭, 이정현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 대작이다. 약 220억이 투입되었다고 알려졌는데 첫 장면부터  화려한 영상이 펼쳐지면서 장면 장면마다 흥미와 의아스러움으로 관객들의 숨을 졸이게  만들어 대형화면을 꽉 차게 만들었다고나할까. 적재적소에서 다양한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황정민과 김수안의 부녀연기, 소지섭과 이정현의 역할, 송중기의 활약, 여기에 ‘박열’에도 등장한 재일동포 3세 배우 김인우의 카리스마도 돋보인다.
군함도에는 더 큰 자극과 뜨거운 분노를 유발하게 만드는 악역의 연기가 일품이다. 악랄한 일제의 만행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가슴을 애타게 만들고 있다. 관객들이 가장 크게 분노한 캐릭터가 아닐까.
하시마 광업소 노무계원 송종구(김민재)는 일본인 소장의 지시를 받아 조선인들의 작업을 관리하는데, 동포들을 노예취급하며  몽둥이와 채찍으로 폭력을 행사해 이러한 연기가 매국노를 증오하는 데 큰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송종구는 경성 깡패 최칠성(소지섭)과 처음부터 끝까지 대립하는데, 결국 그에게 두드려 맞는 격투 장면은 속옷만 걸친 채 싸워 더욱 아파보이는 효과를 주면서도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주었다. 퍼포먼스가 강한 연기에 흥미로 가득해 영화는 누구나 보기를 적극 권하고 쉽다. 류승완감독과 출연 배우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신청한 하시마 탄광 등 23개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를 최종 결정했다. 뻔뻔한 일본의 반인륜적적 행위에 한국 등 주변국들은 반발했다. 한편 거짓 증언을 일삼는 일본의 행위를 우리는 적대심과 반발로 일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에서 일본이 갖고 있는 영향력을 쉽게 간과할 수는 없다. 한국 국민에게 더 중요한 것은 국력과 국방력 그리고 민도가 아닐까. 현재 한국 국민들이 갖고 있는 혼란스런 갈등은 이를 극복해나갈지 결론을 쉽게 내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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