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저 등 구부리고 가는 이 누구인가
그의 어깨엔 알 수 없는 그늘이 걸려 흔들리고
강물 소리 강 언덕 저 너머로 멀어지는데
길 잃은 새 떼들 겨울하늘에 원 그리며 간다
나는 세상 안에서 세상 바깥에서
문득문득 오던 길 되돌아보지만
거기엔 움푹움푹 파인 발자국 뿐
발자국엔 빗물 같은 상처만 고여 길을 내고 길을 지운다
풀잎 같은 목숨, 이 광활한 우주 한복판에서 먼지처럼 밀려가고 밀려오는 생,
생의 어깨들
나는 어린왕자 같이 마지막 지구별을 찾아가
푸른 청솔 한 그루 심고 돌아갈 수는 없을까

문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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