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메트로밴쿠버의 대학가에는 학생들이 신학기 준비는 고사하고 살 집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UBC대학 3학년 재학생인 시멀 파루크는 두 달째 집을 찾지 못했다. 밴쿠버를 포기하고 버나비, 뉴웨스트민스터, 리치몬드까지 검색지역을 넓혀도 9월 1일에 입주할 집이 없다.

“밴쿠버 살이 3년째지만 이렇게 나쁜 적은 처음 이다. 3개월 전부터 많은 학생들이 새학기부터 살 곳을 찾는데 아무리 많은 메세지를 보내도 집이 나갔다는 메시지 아니면 무응답 이다”라고 격분했다.

시멀 파로크는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키지지와 같은 웹사이트에 올라온 매물들을 보면서 단지 방을 보기 위해서 예산을 크게 높여야 했다.

“예산을 1천 8백달러로 늘렸다. 처음 예산인 1천 달러 초반 대의 집을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룸메이트와 쉐어하는 2, 3 베드룸도 1,200~1,300달러로는 찾을 수 없다. 시장이 미쳤다.”고 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광고에만 70개 정도의 오퍼를 보냈지만 메시지를 읽고도 응답이 없고 매물은 올라온 지 몇시간이면 사라진다.

“도저히 현실이라고 믿을 수 가 없다. 아무리 빨리 메시지를 보내도 답변을 하나도 듣지 못했다. 아마 내 앞에서 웃돈을 주고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

또 새학기를 앞두고 많은 사기 광고가 성행해 계약전에 집을 꼭 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도 스트레스이다.

“집을 보려면 100 달러의 예약금을 먼저 송금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사기일 지 모를 이런 요구에도 집을 구할 수만 있다면 1백 달러를 기꺼이 보낼 정도로 다급한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UBC모교협회의 에샤나 반구 회장은 메트로밴쿠버의 주택부족과 치솟은 월세는 학생들을 절박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은 월세를 요구하면서 상황을 악용하는 집주인들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격조작이 있다고 믿는다. 9월 개학 바로 전까지 많은 학생들이 학업이 아닌 집 찾기에 진을 빼고 있다”고 했다.

반구 회장에 따르면 집을 못 구한 학생들은 기숙사의 수천 명이 되는 대기자 명단에 등록하거나 다른 학생으로부터 서브리스를 찾거나, 웃돈을 주는 등 마치 입찰 전쟁을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희생자인 학생들은 결국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비싼 월세를 감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저시급 벌어 월세로 대학생단체들은 캠퍼스 안 밖에 비영리 하우징을 제공해 월세를 낮추고 통학시간을 줄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학생이 본업에 전념하도록 정부와 학교가 최소의 하우징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BC학생연합의 멜리사 치리노 의장은 최저시급이 15.65센트인데 BC주의 평균 월세가 2천 2백달러라는 사실은 최저시급의 알바로 생활비를 버는 학생들에게는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직장인도 감당하기 힘든 월세다. 비싼 교육비 때문에 졸업 후 빚과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대학생들에게 가혹한 현실”이라고 했다. 학생들이 월세, 교육비, 식비를 벌려면 몇 개의 알바를 동시에 뛰어야 하고 공부는 뒷전으로 밀려난다고 했다.

치리노 의장은 두 세가지를 일을 하지 않고도 렌트비를 낼 수 있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면서 지금은 물가까지 올라 학생들은 예년보다 더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연방정부는 현재 파트너 단체들과 협력해 저가주택문제 해결책을 찾고 있다. 그러나 파로크 같은 학생들은 정부가 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앤 강 BC고등교육기술훈련부 장관은 언론에 보낸 이메일에서 주정부가 주택 구입 가능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작년에 SFU대학 버나비 캠퍼스와 UBC 대학에 새로운 학생 주택이 문을 열었고 BCIT, 카필라노 대학, SFU, UBC, 프레이저 밸리 대학에 더 많은 학생 주택이 준비 중이라고 했다.

2028년까지 캠퍼스 유닛 8천여 개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BC 전역에 6천 8백여개의 새로운 유닛이 완공 또는 신축 중이며 앞으로 더 많은 제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