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horage에서 Vancouver 까지

앵커리지공항(Ted Stevens Anchorage International Airport)은 시내에서 7km 밖에 떨어져있지 않기 때문에 어제 생각했던 대로 시내버스를 타고 갔다. 버스는 한가했고 사람도 몇 명 없어서 편안히 시내버스 요금으로 갈 수 있었다. 밴쿠버까지 가는 비행기는 여름에 잠깐 에어캐나다가 있고 대부분 시애틀까지 가서 밴쿠버로 갈아타고 와야 한다.

시애틀에 도착해서 밴쿠버로 가기 위해서 비행기를 갈아타려고 몇 시간을 기다린 후 탑승 수속을 밟았는데, 이상하게 탑승구가 비행기와 연결이 되지 않고 비행기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이게 뭐지? 프로펠러 비행기라니…?’ 아주 작은 것은 아니고 양 쪽에 3명씩, 6명이 한 줄로 앉는 정도의 크기이다. 프로펠러가 웅 웅 소리를 내며 돈다. ‘오늘 안에 떠나는 것은 맞겠지?’ 남편이 “원래 프로펠러 비행기가 더 안전한 거야. 착륙할 때 위험하지 않거든” ‘얼마 전에 영화를 보니 전쟁 중에 폭탄을 맞은 프로펠러 비행기가 한참을 날아가 모래밭에 착륙한 것을 본 것 같기는 하다.’ 보통 비행기처럼 뜰 때, 착륙할 때 쌩하고 어지럽게 하지 않는 것도 특이했다.

비행기가 드디어 떴는데 희한한 것은 구름 밑으로 낮게 날아서 인공위성 지도를 보듯 어디를 지나는지 다 보인다는 것이다. “이쪽에서 동쪽으로 가면 우리 큰 애집이고, 조금 가니 시애틀 프리미엄 아울렛이 보이고…, 이제 밴쿠버가 보이네.” 남편이 비행을 중계방송 하는 소리가 들린다. 차로 갈 때 건물의 옆면을 본다면 비행기는 건물의 위를 보는 것이 다를 뿐이다. 시간도 5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식겁했던 여행이 끝나고 드디어 밴쿠버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기는 남편과 둘이서 2018년 7월 23일부터 31일까지 8박 9일 동안 알래스카를 다녀온 이야기이다. 다녀 온 분들이 크루즈를  타려면 춤을 배워야하고 드레스도 2벌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그래서 떠나기가 부담스러웠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크루즈가 밴쿠버로 돌아오지 않아서 비행기를 타고 와야 한다기에 짐을 줄이느라 요란한 드레스를 안 가지고 간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모든 사람이 춤을 추어야하는 것이 아니고, 춤을 추는 장소에 가거나 그런 프로그램에 참가할 때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정장이나 간단한 드레스 정도는 필요하다. 왜냐하면 식당이 무료라도 등급이 있어서 좋은 곳에는 정장을 착용해야한다. 드레스 코드가 맞지 않으면 입장이 되지 않는다.
크루즈의 선내 생활에 대해 정리를 해 보면, 식당이 무료인 곳은 12곳 정도가 있으나 5-6곳 정도는 유료로 먹는 곳도 있다. 물론 술은 유료이고 서비스 charge가 20% 붙어서 나온다. 룸서비스로 아무 때나 식사나 음료를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다. 다른 회사의 크루즈에서는 저녁식사를 배정 받은 시간에 배정 받은 테이블에서 정장을 입고 식사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매일 만나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하고, 아니면 6명에서 8명의 친구들이 같이 가서 한 테이블에서 매일 즐거운 만남을 가져도 된다. 또 선장 환영파티가 있는 크루즈에서는 샴페인 파티를 하기도 한다.

유람선 내의 프로그램은 참 다양하다. 매일 프로그램이 바뀌기는 하지만 아침 운동, 그 외 테니스, 골프, 탁구, 농구와 빙고 등의 게임과 물론 카지노는 항상 열려있고, 도서관에서 책도 빌려준다. 미술 강의, 미술경매 해 보기. Duty Free Shop, 사진관도 있다. 음식점에서 주는 물을 제외하고는 비싸게 사 먹어야한다. 뜨개질, 요리와 스트레칭 배우기, 작은 카페에서의 다양한 라이브 음악연주, 극장에서는 대형 쇼가 매일 2번씩 공연을 하고, 하루 종일 영화를 보여주는 TV…. 지루할 때는 배가 육지에 닿으면 다양한 관광을 신청해서 즐기면 된다. 심심할 시간은 없다.

배 안에서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배를 타기 전에 등록해 놓은 신용카드로 모든 대금이 지불된다. 실내 뿐 아니라 종 종 실외로 나가서 경치도 즐기고 해 뜨는 풍경, 해 지는 광경도 멋지게 카메라에 담으면서 눈과 마음이 즐거움에 차기도 한다. 한 번은 정장을 입고 가는 식당이 배의 뒤 부분에 있는지 그 곳에서도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창가에 배정을 받아 저녁식사 도중 해가 지면서 하얀 포말 위로 노을이 지고 그 위로 갈매기가 날아다니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행복감에 젖어 본 적도 있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밴쿠버 위에 위치한 도시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전에는 시민권시험 보느라 주, 준주의 수도를 외우고 한국 사회시간처럼 특산물 외우느라 바빴는데…. 프린스 루퍼트, 프린스 조지라는 도시는 프린스가 들어가서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쯤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 두 도시와 밴쿠버를 연결하면 역삼각형 모양이 된다. 그 위가 유콘 준주, 옆이 미국 땅 알래스카이다.

처음부터 잘 알아보지 않고 인터넷으로 쉽게 표를 사다보니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밴쿠버로 돌아오지 않는 크루즈여행을 식겁하게 한 것을 통해 앞으로 크루즈를 계획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또 다녀오신 분들께는 아련한 추억이라도 다시금 느끼시라고 글을 쓰게 되었다. 여름철에만 운행하는 알래스카 크루즈! 시간과 여건이 된다면 일생에 한 번쯤은 다녀오시기를 강추(강력하게 추천) 합니다.

박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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