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상점에 갔을 때
물건이 없는 곳을 여백이라고 한다.
우리가 거리를 지날 때
사람들이 없는 곳을 여백이라고 한다.

우리의 집 벽에
아무것도 걸리지 않은 곳을 여백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공백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빈 곳이라고 한다.

음식이 많은 곳에 초대받아 갔을 때
그리고 내가 배가 고플 때
빈 곳이 없이 꽉 채운 그 음식들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전시품이 많은 곳에 관람을 갔을 때
우리는 그것을 눈에 담기위해서
더 많이 차곡차곡 담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창고를 비워둘 필요가 있다.

창고가 좁거나 미처
비울 마음이 없어서 공간이 없거나
있는 것을 버릴 여유가 없을 때 우리는
시각이 좁아지고 안목과 시력을 잃는다.

나의 창고에는 정리가 안 된 채
무엇이 있는지 모를 많은 물건이 있다.
그것들은 없는 것도 있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물건을 위한 공간을 좁히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