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전체가 ‘들썩들썩’ 방방마다 문은 ‘쿵’ 저마다 ‘꽥꽥’ 지르는 소리들…
이 모습이 3주전부터의 우리 가정의모습이다.한국에서 겨울 방학을 맞은 10명의 아이들이 4주간의 겨울 캠프를 치르기 위해 집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6학년과 중학교1학년,고등학교 1학년으로 구성 된 아이들은 큰 아이와 어린 아이 할 것 없이 하나가 되어 원어민 대학생과의 스피킹 수업과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 여행등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9년전만 해도 내가 어렸기 때문인지 예의가 없거나 우리의 이끌림에 따라오지 못함을 느낄 때는 화가 나기도 이해가 안 되는 일도 부지기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예전과 비교하여 가르칠 일도 참아야 할 일도 많은 편인데 이상하게도 귀엽게만 느껴지는 것은,지나 온 세월만큼 나에게도 연륜이 쌓인게 아닐까 싶다.
 
IMG_1688서른이 넘어 갈 때쯤 남편과 늘 고민하였던 문제는 어떤 모습의 어른이 되는 것 인가였다. 사람들과 내 자녀에게 초라하지 않고 품격있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는 어른 되기란 쉬울 거 같았지만 산다는 건 현실적인 부분이 더 많았다. 이 많은 아이들의 엄마로 지낸다는 것이 품위와는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는 일 인 것도 맞는 것이기에 우리의 나이 잘 먹기 계획은 점점 거리가 멀어져 갔던 것이다.
 
며칠 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평창 동계 올림픽 성공 기념을 위해 펼쳐 진 ‘아이스 쇼’를 관람한 적이 있다. 밴쿠버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모두 모인 듯 시끌벅적 했던 모습은 한국에서 방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인듯 하였고, 그렇게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던 아이들은 입장권을 내고 들어가는 중… 복사한 입장권을 내밀고 들어가겠다던 할머님과 안 된다고 제재하던 한 어르신과의 실랑이를 한참동안 바라보며 그 모습에 나와 아이들은 무엇인지 모를 씁쓸함으로 마음이 편하질 않았던 일이 있었다. 어떤이는 초대권으로 또, 어떤이는 돈을 내고 입장권을 구했겠지만, 어느 쪽도 탓할 수 없는 이 모습이 슬픈 건 ‘오죽하면 이었을까’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한 아이가 내게 물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모습 보며 너무 무서웠다고 왜 그러는거냐는…’ 아이에게 설명을 하기가 어려운 건 아이들은 아직 어른이 되어 보지 않았으니 이 상황을 현명하게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아이들도 마음의 여유가 없게 될 어른이 될 수 있으리라 짐작하지 못 하겠지만…
 
내가 바라보는 20년, 30년 후의 우리 아이들도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아둥바둥 살아 갈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슬픈 마음에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을 바라보는 착찹한 오늘이었다. 잠시 방문 중인 아이들의 모습에는 요즘 귀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문제점이 하나 둘씩 보여지는 건 사실이다. 잘못 된 모습이라기 보다는 삭막해지고 있는 사회의 대응을 위한 부모들의 자녀 교육, ‘나누어라,베풀어라’ 등의 교육은 어려운 게 현실이니 어쩔 수 없는게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같은 고장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이의 친구 관계들로 맺어진 이들의 사이에도 분명한 룰과 그들만의 예의는 바로 서 있음을 알게 된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때 친구 사이는 서로의 옷을 빌려주고 나눠 입는 여유도 있었고, 내가 불편 하여도 기다리고 양보하는 미덕도 있었으니, 지금의 현대 사회 속의 아이들 문화가 마음에 와 닿기까지는 시간이 조금은 더 걸릴 듯 하다.
 
아이들이 활동하는 중간마다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여 부모님들께 전송하는 매일매일이 하루 일과의 마무리가 되는 지금은 어쩜 어머니들 일상 중 아이들 소식 받기가 가장 중요한 일과이기도 할 것임이 짐작 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면, 걱정이 되는 것은 나는 인간이기에 누구에게나 똑 같이 사진을 골고루 촬영하여 배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내 예상은 언제나 맞아가듯이 ‘우리 아이가 외국인 선생님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거 같아요.기침을 하는 것 같은데 감기가 걸린 건 아닌가요. 우리 아이 옷을 다른 친구가 입은 것 같아요’ 등 톡 소리가 자주 알림을 울리기 시작한다. 예전 같았음 어이 없음도 나의 일상일 수 있지만, 지금은 웃으며 넘기는 여유가 있는 것도 그 동안 많이 겪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이 된다.
부모들은 맞는 길을 가고 있다고 여기겠지만, 사회는 삐그덕 되어 개인주의가 당연한 사회가 되어 아이들은 나눌 수 없는 성인이 되어 가고 있는 모습에 상실감을 느끼는 건 나뿐만은 아닌 것 같다. 소수의 어른들이 한국 사회의 ‘덤’의 문화를 그리워 하며 정서를 바꾸고 싶어하여도 결코 쉽지 않음을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깨닫게 되는 것이 현실인 것 이다.
 
모두가 ‘부모학이나 가족학 내지 자녀학’에 관심을 가지고 익히며 노력 해야 하는 건 어쩜,학습이 아닌 당연한 삶의 일부분 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눈물도 난다.
점점 잃어가는 아이들의 해맑던 동심의 세계에도…
 
이제 중학생이 되는 아이들에게 공부 하는 이유를 물으니 돌아오는 답변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요’라는 현실적인 말은 아이가 아닌, 부모의 대답임이 분명하기에 잘 성장한 어른이 되는 결실에 대해 한번 생각 해 보자는 간절함을 이야기 하고 싶을 뿐이다.
 
‘네 것을 잘 챙겨라. 뺏기지 말아라, 지켜라’ 가 우선이 아닌,
 
살아감의 이유가 행복을 위해서이고 살면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들에게는 나눌 수 있는 여유도 사랑임을 설명할 수 있는 부모가 되어 그 아래서 자라는 아이들이 미래의 꿈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유로 ‘프로게이머나 비제이, 유튜버, 연예인’ 등으로 국한 되어 가는 사회에서 조금씩은 벗어나길 바라여 본다.
 
물론,필자인 내가 아이들의 이 같은 꿈을 무시하여서는 아닌 것도 이야기 하고 싶다. 그저 소중하게 축복 받은 생명으로 태어 난 우리 아이들이 마음의 여유와 어떤 것을 진심으로 하고자 갈망하며 나아가는 성인이 되길 소원 하기 때문임을 알아 주길 바랄 뿐이다. 이렇게 되는 과정이 사회의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라 가정의 교육에서 시작 됨을 인지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오늘도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참 된 이유와 행복이 중요함을 소곤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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