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도 슬픔도
그저 지나가는 추위처럼
어김없이 꽃샘바람을 만나 멀어져 가고 있다

대지가 저렇게 차가운 것은
나무가 저렇게 추워 보이는 것은
내가 움츠려 가슴을 펴지 못하는 까닭이지

참으로 신기해라
물오르는 나무 가지에서 솟아나는 푸른 잎

우리들의 마음이 따뜻해질 때
봄은 이미 가슴에서 움튼다

찬 이슬에 젖은 대지의 아침 위로
불어오는 봄바람에 하늘거리며
피어올라가는 아지랑이의 자취
대지는 지금 막 몸을 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