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마이클스 엘리멘터리 스쿨(St. Michael’s Elementary school) 학부모 이창진

 

2017년도에 프레이저 연구소(Fraser Institute)가 BC주의 총 956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2015년~2016년의 학업 성과를 평가한 스쿨랭킹(School Rankings)에 따르면, 총 22개 학교가 10점 만점을 받아 공동 1위에 선정되었다. 1위 학교는 크롭턴 하우스(Crofton House), 세인트 조지(St. George’s), 밴쿠버 칼리지(Vancouver college), 웨스트 포인트 그레이(West Point Grey), 요크 하우스(York House), 콜프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 홀리 크로스(Holy Cross), 아워 레이디 오브 머시(Our Lady Of Mercy), 세인트 마이클스(St Michaels), 멀그레이브(Mulgrave), 다이아몬드(Diamond), 사우스리지(Southridge) 등인데 웨스트 밴쿠버(West Vancouver)의 웨스트베이(WestBay), 웨스트콧(Westcot) 2개 학교를 제외하고는 20개 학교가 사립학교일 만큼 사립학교의 학업성취수준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2019년까지 결과가 발표되어 있는데, 해당 학교들은 10점 만점의 9점 이상의 높은 점수로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BC주 학교 평가 순위에서 사립학교의 강세가 뚜렷한 이유가 무엇일까? 2017년 조사에서 공동 1위였고, 현재도 총점 9.4점으로 총 931개 학교 중 36위로 선정된 버나비(Burnaby)의 세인트 마이클스(St Michaels) 학부모인 한의사 이창진 선생님께 사립학교에 대하여 들어봤다.

Q. 세인트 마이클스 엘리멘터리 스쿨은 어떤 곳인가요?
A. 세인트 마이클스 엘리멘터리는 킨더부터 7학년까지 약 22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인 카톨릭계 사립 초등학교입니다. 한 학년은 한 반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 반 인원은 약 25명인데요, 티오가 거의 나지 않아요. 2008년생인 둘째가 학교 입학할 당시만 해도 유학생을 받지 않았는데, 현재는 국제학생 비율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유학생을 받고 있어요. 첫째가 학교를 다닐 때는 한국 학생들이 거의 없었어요. 한 학년에 한 명쯤 있었죠. 최근에는 워낙 입소문이 났고 유학생도 있어서 한국 학생들이 좀 늘었어요. 이번에 둘째 아들 졸업식때 전교생이 모인 걸 보니까 한국 학생들이 약 20여 명쯤 있었어요.

Q. 세인트 마이클스 지원 동기
A. 저는 아들이 두 명인데요, 둘 다 캐나다에서 태어났습니다. 첫째의 취학 연령 무렵에 세인트 마이클스에 재학중인 학생이 학교 자랑을 하면서 추천했어요. 학업 평가에서 여러 차례 공동 1위를 하였고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소개하더군요. 부모로서 자녀가 좋은 학교에 다니길 바라는 마음은 당연하잖아요. 마침 우리 가족이 카톨릭 신자여서 지원했습니다.

Q. 학비 부담은 없었나요?
A. 사립학교 학비가 매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학교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세인트 마이클스는 정부 지원금, 성당 지원금, 학비로 운영 되고 있는데, 학생마다 학비 납부액이 달라요. 세인트 마이클스 소속 신자가 되면 성당에서 학비를 보조해줍니다. 첫째는 한 달에 약 350불 정도 냈고, 둘째는 형제 할인을 받았어요. 다른 성당에 다니는 학생은 좀 더 학비가 비싸고, 카톨릭 신자가 아닌 경우는 더 내야 한대요. 유학생은 한 달에 1,000불이 넘는 것으로 알아요.

Q. 지원 방법
A. 킨더 입학을 앞두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교장선생님과 본당 신부님께서 인터뷰를 하여 입학허가를 결정합니다. 우리 가족이 받았던 질문은 우선 영주권자인지 시민권자인지 확인하였고, 부모의 모국, 아이들이 태어난 곳, 부모 직업 등 가족 배경과 관련하여 물어보더군요. 학부모로서 자녀 교육관, 아이들의 기질과 성격에 관한 대화도 나눴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종교 관련한 질문을 하셨어요. 부모가 한국에서도 신앙생활을 했는지, 언제부터 신앙심을 가졌는지, 밴쿠버에서는 어느 성당을 다녔는지 묻더군요. 인터뷰는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Q. 세인트 마이클스의 교육과정
A. 공부를 많이 시키는 학교입니다. (웃음) 특히 수학을 많이 하고 시험도 자주 봅니다. 첫째가 4학년 때 수학 시험을 본 후 성적을 1등~10등까지 발표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도 무척 의아 했는데, 학생들을 면박주거나 꾸짖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습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이벤트였어요. 때로는 100점 만점에 120점이 나올 수 있도록 마지막 문제에 10점~20점 가산점을 주기도 해요. 학생 개개인이 공부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죠. 초등학교 시절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얻은 덕분인지 첫째는 쎄컨더리에 가서 월반을 했어요. 그 밖에 세인트 마이클스만의 독특한 교육과정 중에 도서관 레벨 시스템이 있어요. 레벨에 따라 책을 빌릴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제도인데요, 최고등급인 블랙레벨을 받으면 도서관의 모든 책을 읽을 수 있어요. 아이들이 블랙레벨을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책을 읽더라고요. 오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비인간적인 무한 경쟁에 아이들을 몰아넣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성취의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교육환경입니다.

Q. 종교 활동은?
A. 카톨릭 학교니까 종교 과목과 미사가 있습니다. 종교 활동이 거북한 학생은 다소 불편할 수 있어요. 금요일에는 정규 수업의 일환으로 전교생이 미사에 참여하는데요, 7학년은 킨더, 6학년은 1학년, 이렇게 선후배가 한 쌍이 되어 손을 잡고 함께 갑니다.
일종의 멘토 멘티 관계인거죠. 한 번 짝이 되면 일년간 미사 참례는 물론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돈독한 인연을 유지합니다. 일요일에는 온 가족이 학교 소속 성당의 미사에 참석해야 하는데요, 미사에 자주 빠지면 본당 신부님이 면담을 요청하십니다. 아는 아빠가 일이 바빠서 미사에 자주 불참했더니 본당 신부님이 호출 하셨대요. 꾸중을 들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신부님이 따로 부르니까 긴장을 했겠죠.

Q. 학교 생활은?
A. 평상시에는 교복을 입고, 체육시간에는 체육복을 입어요. 7학년이 되면 불사조 표시된 옷을 받는데, 7학년이라는 증표입니다. 아들들 보니까 7학년때 자랑스럽게 불사조 옷을 입고 다니더라고요.
학생들은 저마다 원하는 클럽에 가입하는데요, 배구부, 축구부, 농구부, 리딩반, 체스반 등이 있어요. 거의 1인 1클럽 활동을 하는 것 같아요. 급식은 없지만 일주일에 두번씩 신청자에 한 해 점심이 제공됩니다. 메뉴는 피자, 햄버거, 핫도그, 라자냐 등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이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해요. 프렌치 수업은 1주일에 한번씩 있고, 우리 애들이 학교 다닐 때는 ELL은 없었어요. 캐나다에서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부모가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니까 애들이 영어를 잘 못했거든요. 킨더 갈 때 고민이 많았어요. 첫째의 킨더 선생님이 정말 열정적인 분이셨어요. 점심시간에 첫째만 따로 매일 20분씩 영어 공부를 시켜주셨죠. 6개월쯤 지나니 소통에 문제가 없더라고요.

Q. 선생님들이 성의 있게 학생들을 지도하시네요.
A. 열의를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세요. 아이가 반 친구와 트러블이 있었어요. 밖에서 놀 때 격하게 행동하는 친구였나 봐요. 담임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니 몇 달 동안 지켜보고 결과를 알려 주시더라고요. 아이가 눈이 나쁘다니까 즉시 앞자리로 옮겨 주기도 했어요. 부모의 요청이 바로 받아들여지니까 불링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어요. 사람 사는 곳인데, 인간관계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잖아요. 킨더부터 7학년까지 한 반인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되니까요. 실제로 아이들끼리 갈등이 벌어졌을 때 해결은 잘 됐지만, 결국 학교를 떠난 친구가 있었어요. 하지만 대부분은 가족처럼 잘 지내더라고요. 전교생 숫자가 적다 보니 서로에 대하여 잘 알아요. 자원봉사 하러 갔더니 학생, 학부모들이 저에게 ‘누구 아빠 아니냐’면서 인사를 하더라고요.

Q. 세인트 마이클스만의 특별한 행사
A. 세인트 마이클스에는 ‘워크톤(Walkathon)’이란 행사가 있어요. 세인트 마이클스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미리 정해진 5km ~ 10km의 거리를 걸으며 기부금을 모으는 연례 모금 행사입니다. 펜데믹 전이었던 2019년에는 10월 20일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했는데요,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동안 서약서를 수집하여 워커톤 당일 서약서와 기부금을 지급했지요. 각 학생의 목표는 10명에게 10달러를 요구하는 것인데, 100달러 이상 기부하면 작은 상금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매해 3월에는 각 학년이 시낭송 발표도 해요. 각 학년마다 3편의 시를 암송하니, 8년간 제법 많은 시를 외우게 됩니다. 1년에 두번씩 북세일도 개최하는데요, 북세일은 학생들에게 기증받은 책을 판매하여 수익금으로 학교 시설을 개선하는 이벤트죠. 학교 행사는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운영되는데요, 저도 워크톤 발론티어 활동을 했고, 아내도 북세일에서 자원봉사를 했어요.

Q. 학부모 참여
A. 세인트 마이클스에 자녀를 보내려면 부모도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죠. 학부모 직업도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고요. 다들 학교 경영에 큰 관심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활동에 참여합니다. 1년에 몇 번씩 정기적인 학부모 모임이 있고, 학부모 자원봉사도 해야 합니다. 형편상 학교 행사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울 때는 기부금을 내기도 해요.

Q. 마지막으로 세인트 마이클스를 추천한다면?
A. 세인트 마이클스는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배움에 대한 열기가 대단합니다.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다양한 커리큘럼과 프로젝트 수업이 진행되고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학력향상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니 자연스레 학업수준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특히 교장선생님께서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어요. 학부모가 요청하면 언제든 교장선생님께서 기꺼이 상담해 주시고, 학부모의 요구를 존중하여 반영합니다. 캐나다는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문화가 있잖아요. 세인트 마이클스 학부모들은 교장선생님께도 작은 정성을 전달해요. 저도 교장선생님께 케이크를 구워 드린 적 있는데, 고맙다는 이메일을 보내주셨어요. 카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세인트 마이클스를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