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배 유공자회원 백세 생신 축하연 가져

 

6.25참전유공자 캐나다서부지회(회장 이우석)은 박건배 유공자회원의 백세 생일 잔치를 19일 블루마운틴 공원(코퀴틀람)에서 열었다. 이 날 행사에는 뉴비스타 양로원에 거주하는 박건배 유공자회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임직원 및 명예회원이 참석했다. 이우석 회장은 “코비드 팬데믹으로 인해 성대하게 박건배 회원의 생일을 열지 못하고 제한된 인원으로 개최하게 된 점이 아쉽다”라며 백세 생일을 축하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정병원 주밴쿠버총영사는 축하화환을, 마이클 헐리 버나비 시장은 축하패를 보내 박 회원의 생일을 축하했다. 유공자회원 및 명예회원은 음식을 준비해 박 회원이 거주하는 뉴비스타 양로원을 찾아 축하인사를 전했다. 박 회원은 “어려운 시기 속에서도 잊지 않고 생일을 축하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박건배 회원은 1921년생으로 참전 당시 강원도 경찰국 경위였다. 1945년 9월 1일 입대하여 1963년 9월 30일 전역했다. 1983년 캐나다로 이민 와 2016년 3월 28일 유공자회 회원으로 활동 했다. 이우석 회장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회보에 원고를 게재하고 건강한 심신을 통해 타에 모범을 보여왔다”라며 “무엇보다 배려하고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한 회원이다”라고 덧붙였다.

프레이저강 기슭에서
박건배 (유공자회원, 시조시인)
태고쩍 說話(설화) 담은 만년설 녹아내려
蒼然(창연)한 청솔바람 幽谷(유곡)에 가득하니
중생의 진한 갈증이 해밀스레 풀어지네.

천길 斷崖(단애) 쏟아지는 물줄기의 울림은
켜켜이 골이 깊은 상처의 절규인가
한 생애 지친 목숨이 무두질하는 아픔일 레

시름이 부질없음 누군들 모르까만
소용돌이 맴도는 빛바랜 이야기들
목까지 벅차오르는 가슴앓이 어쩔거나

세월을 다듬으며 물살을 뒤척이며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도 다독이어
한 가락 그리움 안고 드래저 흘러간다

이러 저래 속절없이 봄날을 다 보내니
쓸쓸한 그 이름이 고요 속에 휘감겨
회한도 그리움마저 강물에 쓸려가는구나

(필자 주)
해밀스레- 비온뒤 말게 개인 하늘
드래저 – 장중하고 천천히
프레이저 강-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 주 남부를 흐르는 강

박건배 옹의 한마디
사람의 한 생애가 흐르는 강물 같기도 합니다. 흐로고 또 흐르다 암초도 만나고 칼날 같은 암석의 모소리에 부딪치기도 합니다. 모진 풍랑에 휘몰이 치면서 격랑에 휩쓸리기도 합니다. 부서지고 피멍이 들고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사랑과 갈등과 그리움의 속 이야기를 강물에 싣고 흐르나 봅니다. 화사한 햇살 아래서도 사나운 비바람에도 세월의 강은 흘러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