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에 면접보고 합격한 룩아웃이라는 홈레스숙소의 주방에서 언제 시작하라는 연락이 없었다. 합격을 하고 레퍼런스 체크(보증인이라고도 하는데 전에 일하던 곳에 전화해서 이사람 어때하고 확인하는 절차) 주방투어까지 다하고 설명을 들은지도 2주가 지났는데 언제 일을 시작한다는 말이 없다가 지난 목요일에 매니저가 연락이 왔다. 자기가 휴가 갔다 오는바람에 일의 진척이 늦어졌노라고. 일요일과 월요일 2일 파트 타임에 일이 나오면 더하기로 하고 그렇게 했는데 어제 주정부에서 두툼한 편지가 왔다. 뭔가 봤더니 크리미널 레코드 체크다. 신원조회를 보통은 경찰서에서 하는데 코빗19라 경찰서에서 안해 준다니 주정부것을 신청하는 서류. 주방도 혼자 일하는 것도 다 괜찮았는데 어제 면접본 웨스트 밴쿠버이 시니어 케어홈이란 곳에서 자기들도 일요일과 월요일이 필요하단다.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주말이 필요해서 뽑는 거라고 면접을 계속 진행하지 않는가 싶었는데 인사담당이 면접을 계속 진행하고는 생각해 보고 연락을 달라고 한다. 일을 시작하면 언제부터 시작을 하냐고 하니 나 원하는때 시작할 수 있다고 2주후부터 이야기를 했더니 하루 생각을 해보고 연락을 달라고 한다.
파트타임 2일을 해서는 밥먹고 살 수 없다. 하지만 시작을 그리 하고 싶었다. 그리고 써리시는 리치몬드에서 교통도 나쁘지 않다. 50명을 점심 저녁 혼자 다 준비하고 써빙하는 것으로 설겆이까지 해야 하지만 그 정도 주방일은 혼자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 어제 면접본 곳은 250개의 객실이 있는 시니어 홈이다. 혼자 일할 수 있는 사이즈도 아니고 일하는 직원이 꽤 있어 보인다. 다른 직원과 함께 일하면 사람에 치일 수 있다.늘 겪어 왔지만 텃세라는 것도 있고 새로운 주방에 적응하려면 여러가지 힘든 일이 많다. 거기다 같이 일하는 직원과 마음이 안맞으면 정말 스트레스 두 배로 받게 된다. 수퍼바이저니, 매니저니 뭐 과거에 무얼했던 현실에 적응을 해야한다. 시니어 홈이라 코비드 19상황에도 항상 문을 연다. 하지만 가장 많이 코비드19에 걸려 죽은 사람이 많은 곳이 시니어 홈이기도 하다. 게다가 웨스트 밴쿠버 언덕배기라 겨울에 눈오면 대체교통이 없다. 그리고 리치몬드서 다운타운을 지나서 출근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머리가 복잡해서 린벨리 계곡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공원의 주차장이 문을 닫았다. 마침 일하던 직원이 샛길을 알려주면서 케년쪽은 열려 있으니 그리 가라고 가르쳐 준다. 케년으로 해서 헤드워터 쪽으로 가다 길이 헷갈린다. 기억이 없다. 몸은 이길 하고 가는데 다른 사람들이 다른 길로 다들 가니 헷갈린다. 자전거 탄 젊은 여자한테 묻는다. 라이스 레이크 가는 길이 이길 맞아. 응 맞아. 가다 보니 정자가 나오고 표지판을 따라 간다. 사금을 골라내던 곳을 보니 전에 왔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안내표지가 없으면 모르겠다. 드디어 호수에 닿았다. 날이 잔뜩흐려 금방 비라도 뿌릴기세다. 그러거나 말거나 늘 올때마다 겨울에 와서 얼어 있던 호수만 보다 녹은 호수를 보니 생경하다. 낚시하는 사람들을 잠시 구경하다가 이곳까지 왔는데 한바퀴 돌자 하고 가다보면 좋은 장소가 나온다. 사진을 찍고 또 찍고 또 찍고.. 나무가 정말 많다. 물도 맑다. 그렇게 돌아서 다시 왔던 곳으로 돌아 간다. 배가 고프다. 차에 집에서 싸 온 쿠기 하나랑 베이글 한 개, 그리고 사과가 있다. 출발할 때 바나나 하나 먹긴 했는데 가져 갈 걸 하는 후회가 된다. 돌아 오는 길에도 마주 오는 무리의 사람들을 볼때마다 두렵다. 날이 점점 맑아진다.억울해 지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흔들다리있는 곳에 오르는 계단이 힘들다. 흔들 다리는 철조망으로 막혀있다. 비가든 즉 벌가든을 지나 차에 돌아와 베이글이랑 꾸겨 넣는다. 차안이 덮다. 문을 열어 놓으니 지나는 사람들이 쳐다본다. 배를 채우고는 지인이 하는 일식당에 전화를 해서 모듬 롤하나만 해달라고 했더니 추레이 테이크아웃 A,B,C,D가 있는데 보고 오다 하란다. 집에 식구들 먹을 거니 켈리포니아 롤이랑 얌롤하고 살몬 투나로 해달라고 하고 랜스돌로 갔다. 길 한 쪽을 막아서 테이블을 놓았다. 노스밴쿠버는 동네 장사하는 사람들 편의를 많이 봐주는 것 같다. 면접보고 린벨리 갔다 오는 길이라고 했더니 사장님이 리치몬드서 멀어서 어떻게 다니냐면 걱정을 하신다. 뭣보다 우선은 건강이라고…
가끔씩 쇼크가 와서 긴 산행을 못한다고 했더니 더욱 걱정하면서 일도 힘든데 출퇴근까지 길면 큰 일이라고 조언해 주었다. 가끔 붉은 신호를 인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외진 곳이고 차가 없어 괜찮았지만 다운타운을 지나고 운전거리가 늘어나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밤을 지내고 오늘 아침까지 생각했지만 답을 못찾겠다. 일을 해야 하는데 몸은 안 좋고. 괜히 욕심내다가 2일하는 파트 타임 일도 못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 뉴스를 보니 어제 내가 라이스 레이크 산행을 하고 돌아와 간식을 먹고 출발하는 시간에 라이스 레이크에선 곰의 공격을 받아 10살짜리가 다쳤다는 보도가 있다. 내가 내려 올때 15명정도 10살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올라 갔는데 그 애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부모들이 함께 있었다면 자녀가 다치도록 그냥 두지 않아 어른이 다쳤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내가 오고 나서 그런 사고가 있었다지만 나는 혼자 그 호수가를 휘젓고 다녔으니 뒤가 서늘해짐을 느낀다.
지금 생각하면 잘된 일이긴 하지만. 홈레스 숙소에 여성전용인 곳이 있다. 모집광고가 나왔길래 주방이니 무슨상관이랴 싶어 지원했었는데 여자만 응시가능하다고 한다. T&T도 모집광고가 날때마다 지원했지만 면접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카지노에서 중식당 수퍼바이저 경력이 있다고 써놓았는데도 말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COVID-19로 인해 카지노와 항공업계 주방이 문을 닫고 언제 열지 모른다. 그만큼 취업의 문이 좁아진 것이다. 취업이 되기만 한다면 북쪽이라도 가려는 마음에 지원했지만 현지 사는 사람만 응시가능하다는 메일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