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문인칼럼

불씨…밴쿠버 한인 이민사 칼럼 1

이원배(캐나다 한인 늘푸른 장년회 회장) 나는 박물관 구경을 좋아한다. 그깟 골동품들 봐서 뭐해? 하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그깟 골동품들을 보면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한 7여년간 한국의 문예지인 ‘수필시대’에 기행 수필을 연재한 적이 있는데 밴쿠버를 비롯하여 여러 지역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여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였지만 차츰 연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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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요즘 나는 마약에 빠졌다. 늙어가니 매사가 시들해 지고 괜히 사춘기처럼 우울해 지는가 하면 기운이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참이었다. 그런데 마약을 하고 나면 갑자기 삶에 대한 의욕이 샘솟는다. 기분 좋은 피곤함에 절로 명랑해진다. 회춘을 하듯 팔, 다리에 힘이 뻗친다. 중독성이 강해서 매일매일 하고 싶은데 너무 과도하면 몸을 상할까 봐 일주일에 두세 번이 고작이다. 내 글을 여기까지만 읽으면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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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분 좋은 명분 (2)

우리의 결혼 27주년과 친정엄마의 79세 생신 기념으로 그라우스 마운튼 정상에서 모두가 함께한 저녁 식사. 비가 와서 구름이 뭉게뭉게 떠다니고, 안개가 자욱해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소화도 시킬 겸 빗속을 터벅터벅 걷다가 마치 횡재하듯 맞닥뜨린 사슴 가족들. 그리고 우리가 찾아간 그리즐리 베어 동물원에서 만난 Coola와 Grinder. 각기 다른 지역에서 사고로 고아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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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창 돌쩌귀

출렁, 바다속 붉은 꽃 빛으로 너무 뜨겁지 않게 사알짝 울음으로 빠지고 싶어요 푸른 물결 서늘한 몸 내어 주셨듯 나도 당신께 다가가서 홍도 벽도 삼색도로 파도치고 싶어요 푸름과 붉음으로 어우러져 하늘 끝 수평선으로 물들 거에요 그러하듯 아자창 돌쩌귀* 인연으로 두둥실 구름 한 점 비치는 바다에 눈부시도록 붉게 핀 노을로 빠지겠어요 번갯불 번쩍 구름 스친 순간이라도 뒹굴다 뒹굴다 모래톱 포말 되어도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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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음모(5)

나는 긴 한 숨을 쉬었다. 그때 잘못을 인정하고 돈을 발견했다고 검사부에 신고했어야 했다. 그렇다면 그녀가 복직될 수 있었을 터이고. 정현수와 엮일 일도 없었을 터인데. 없었던 일로 하자고 음모한 사람 중의 하나가 나였다. 질이 나뿐 여자라고 오대리가 몰아세우지만 않았어도. 돈을 훔치고도 모른 척 한다고 오해하지만 않았어도 그녀의 인생은 달라졌을 터인데. 나는 깊은 자책감에 다시는 정은숙을 볼 수 없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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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음모(4)

교민회 회장 선거결과는 내 예상과는 빗나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40여년 가까이 쌓인 이주일의 인맥이 결국 밴쿠버에 온 지 채 5년이 안 되는 정은숙의 교민사회 기부선심을 꺾은 것이다. 떡도 생기지 않고 밥도 생기지 않는 자리였지만 막상 선거에서 패배하고 정은숙을 돕던 내가 물러나야 하니 섭섭했다. 교민회에서 재무이사로 봉사하는 일은 다시 직장에서 일을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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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음모(3)

아무튼 제2호 삐라에 내 이름이 거론되자 나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교민신문 여러 곳에 현재 회관 자산과 부채는 얼마라고 나타내는 대차대조표와 작년 한 해, 금년 한 해 수입과 지출명세를 상세히 기록한 손익계산서를 공시했다. 뚜렷하게 분류할 항목이 없어 기타수입이나 기타지출로 처리하는 수익금과 비용도 조목조목 내용을 밝혔다. 심지어는 회원명단까지 포함하였다. 그 바람에 무려 2면의 전면광고를 내느라 비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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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음모(2)

‘현 교민회장 정은숙은 회장 직위를 이용하여 장차 교민회를 팔아먹으려는 음모를 가지고 있다. 정 회장은 낡아빠진 현재의 교민회관을 팔고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버나비나 코퀴틀람에 새 건물을 짓자고 하면서 벌써부터 모금운동을 하고 다닌다. 모은 돈이 몇 만 불 되는 데 그 돈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쓰이는 지 아무도 모른다. 만약 교민회관을 팔게 되면 새 건물을 다 지을 때 까지 교민회는 어디서 모임을 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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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음모(1)

밴쿠버 가을이 뭐가 쓸쓸해? 그냥 그렇게 느끼는 거지. 한국 시골에 지금쯤 가면 말이야. 추수 끝난 논에 혼자 덩그러니 서 있는 허수아비나 탈곡 끝난 볏짚더미 보면 쓸쓸하지. 여기는 가을부터 비오면 여름에 누렇던 잔디가 살아나니 오히려 생기가 돌잖아? 그래서 여기 사는 거야. 선배의 말이 일리는 있다. 아는데 계속 무언가 잃어버린 듯한 허전함은 지울 수 없다. 남자로써 이 세상에 나와 이룰 것 다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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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 속의 아주 작은 행복들 

세월이 가면 잊혀진다지만 오히려 더욱 생생히 기억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30여년전 이맘때쯤인데 인편으로 외할머니로부터 선물이 왔다. 부피도 무게도 꽤 되었다. 꼭꼭 묶은 포장을 조심스레 풀어냈다. 그런데 펼쳐진 순간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른다. 여름에 덮으라고 보낸 얇은 이불 속에 넣어진 비닐봉지로 싸인 것, 냄새는 거기서 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걸 보는 순간 그것이 무엇인가가 짐작이 되면서 왈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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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에 대하여

내 귀를 보고 있으면 좀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얼굴에 달려 있는 죄로 오십 년이 다 되도록 투박한 경상도 말만 듣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세수를 한 뒤에는 귓바퀴부분을 수건으로 정성껏 닦아준다. 매일 억센 경상도 사투리가 날아와 탕탕 부딪히는데도 나의 귓바퀴는 여전히 그 형을 유지하고 있으니 참 용하기도 하다. 서울 나들이를 가면 귀가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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