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영

불현듯 차 안에 굴러 다니는 아직도 빛나는 은색의 팔찌

공연 날 당일을 불러 일으킨다.

화려하다면 화려하고 소박하다면 소박하고 각자 이름 붙이기 나름이었던 공연.

우리는 이제 제 자리인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만 사진과 기억의 도구 만이 우리 곁에 우두커니 기억을 되새김하게 한다.

차 안에 굴러 다니는 은색 팔찌

가만히 보면서

공연이 끝나고 바쁘게 가방을 집어 놓으면서

틈 사이로 빠져나간 그 날의 팔찌의 표정이 묘연 하다.

내 얼굴 표정이 묘연 했을까.

공연이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각자에게 드는 의미는 무척 다를 것이다

나에겐 관객들과의 소통이었다

나는 관객들이 무대에 선 나를 보고 나와의 소통을 하길 원한다.

무대에 서면 관객 분들, 내 가족들 내 친구들을 보는 기쁨이 크다.

오로지 무대에서 만이 그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나는 적어도 거짓이 없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 줄 수가 있다.

못해도 나이고

잘해도 나이고

신나해도 나이고

수줍어해도 나이다

무대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곳이며

강력한 소통이 일어 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그래도 가장 멋진 나임을 보여 주는 곳이 가장 멋진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