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OVID-19때문에 밴쿠버에서 가장 타격을 많이 입은 직종이 요식업과 서비스업종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난 3월 내가 거리가 좀 멀긴 해도 면접을 보기로 되어 있던 카지노가 있었다. 그 카지노에 월요일에 면접을 보기로 약속을 잡아 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일요일에 메일이 왔다. 카지노 인사부서에서 연락이 와서 내일 면접 보기로 한 것은 무기한 연기해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는데 코비드 19로 언제까지인지 기약할 수 없지만 연기해야겠다고 했다. 그리고 월요일에 비씨주 비상사태와 더불어 모든 카지노가 문을 닫았다. 카지노는 비씨주에서 가장 큰 직장중에 하나다. 카지노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절대 작은 인원이 아니다. 그들이 지금까지 모두 실업상태이다. 물론 카지노만 그런게 아니다. 항공업계가 문을 닫은 것과 같은 상황이니 기내식회사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대부분이 실직 상태이다. 전에 내가 일했던 직장들이기도 하다. 여행사들도 대부분 실직상태이다. 지금이 여름 성수기라 한참 바빠야 할 성수기인데 이미 성수기를 모두 날려 버린 것과 비슷하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의 호텔들도 대부분 문을 닫다시피 한 상태이니 직장이 있을리가 없다. 당연히 시내 호텔들도 신규 직원은 당연히 뽑지 않고 기존직원도 일을 못하는 직원이 많다. 시청소속의 케쥬얼직종의 직원들도 대부분이 감원대상이었다.
식당들이 문을 열어도 별로라고 하지만 테이크아웃은 평상시 매출을 되찾고 있다. 그러니 카지노나, 기내식회사, 호텔등지에서 일하던 많은 사람들이 레스토랑이나 병원, 시니어 홈같은 곳에서 일하려고 구직을 하다보니 일하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구인난에 나오는 직장들은 대부분이 케쥬얼 잡이고 파트타임 잡이라 해도 하루 4시간짜리라든가 뭐 생활에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아직도 밴쿠버 종합병원에 재활치료중이긴 하지만 직장을 구하는 것까지 많은 조언을 해주며 재활과 더불어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관심도 많이 주고 있다. 면접이라도 보면 함께 기뻐해 주는 상담 카운셀러들 그런데 우려도 많이 한다. 직장을 잃고 실직상태로 10개월이 다 되어 가는 상태에서 다시 돌아 가서 적응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기억력에 문제가 있지만 그건 노트를 해서 기억에 도움이 되게 하는 방법과 기억력을 아프기전으로 돌릴 수는 없어도 향상시키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다 서리에 홈레스 숙소에 파트타임 잡을 잡게 되었고 일단 파트타임부터 일을 시작하자고 마음을 편히 먹고 있었는데 웨스트밴쿠버에 시니어 홈에서 면접 본 곳에서 일을 해도 좋다는 오퍼가 떨어졌다. 아니 나한테 선택하라고 해서 하루밤 고민을 하다 지금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싶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일을 잡는 일이 얼마나 힘든줄 아니까? 서리의 홈레스 숙소엔 미안하지만 다른 직장을 잡아서 가게 되어 함께 일을 못하게 되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신원조회도 안하고 서류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는게 많은 편의를 봐준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편리한대로 생각하는 법이니까?
그리고 이번 주부터 트레이닝을 하게 되었는데 주방에도 다른 부서에도 대부분이 필리핀 직원들이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안녕하세요하고 한국말을 많이 인사처럼 했지만 그것은 그들이 한국드라마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필리핀으로 이민온 것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벽면 한쪽에 근무시간에 영어만 쓰라고 써있지만 그 경고가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영어가 아닌 따갈로어를 많이 쓴다는 말이다. 트레이닝 하는 사람도 필리핀, 수퍼바이저도 필리핀 다들 따갈로를 자주 사용한다. 한국마켓에 한국말 많이 사용하듯이 그들에겐 그것이 편안한 느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첫 날은 트레이닝을 하면서 점심 먹을때 잠시 다 썩어 가는 야외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을 가지지 못했다. 필리핀 사람들은 그들만 모여서 음식을 들고가서 함께 먹었다. 나는 서비스하고 남아 돌아 온 음식을 조금 퍼서 먹었다. 음식가지고 차별하는거 정말 싫어 하는데 서러움이 밀려온다. 오랜만에 일을 하니 서있는 것 자체도 힘들고 출입문에 번호 외우는 것도 힘들다. 두번 째 날도 마찬가지로 자기들만 모여서 점심을 먹는다. 같은 주방에 일하지만 완전히 따돌림 받는 느낌이다. 그래서 트레이닝하는 사람한테 말을 했다. 여기는 일할때 쉬는 시간이 없냐고, 그랬더니 너는 빠르지 못하고 손도 떨고 시간내에 일을 끝내기 힘드니 쉬는 시간 없이 계속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난해 스트로크와서 그 후유증이 없어진줄 알았는데 아직 좀 남은 거 같다니까 그럼 그렇지 그런다. 트레이닝인데도 벌써부터 사람들이 내 말을 많이 한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너가 일하려는 조리사 자리에 지금까지6명이나 못버티고 나갔다며 겁을 준다. 괜히 후회가 밀려온다.고민하다 서리에 가지 않고 케어 홈에 일을 하기로 한게 잘못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집에 와서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며 가족회의가 되어 버렸는데 아내도, 아들도, 그만두라고 한다. 하지만 그만두면 당장 어떻게 살아 가나 하는 걱정이 앞서 밤에 잠을 못자고 새벽2시에 일어나 멍하니 멍을 때린다. 날마다 새벽4시이후엔 잠을 들 수가 없다. 그런데 마침 인사부 매니저가 왔길래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여차여차 해서 힘든 상황이다. 매니저는 너의 마음은 어떠냐 너가 계속 일하길 원하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던 상관하지 말고 일하라고 힘을 준다. 오늘은 트레이닝할때 겁주고 짤릴거라고 하던 그 가 서포트 매니저한테 내 메디칼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 일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서포트매니저가 불러서 묻는다. 그래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기가 생겨서 더욱 살아 남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몸이 안따라 오니 정말 그만두고 싶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아들은 가정의 한테 장애증명을 해달라고 말하라하지만 장애증명은 어림도 없다. 그렇다고 돌아가 일할 수 있는 상황이란 증명도 안해준다. 말그대로 진퇴양난인 셈이다. 서포트 매니저가 물을때 사실은 많이 두려웠지만 자신있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기가 있지 지기 싫었다.
캐나다에 최근들어 직장의 불링(따돌림)문제는 심각하다. 특히 인도계와 필리핀계가 많은 직장일수록 더욱 심하고 심각하다. 인도계 주방장은 인도계 조리사만 쓰려고 하고 필리핀계 주방장은 필리핀계만 쓰려고 한다. 심지어 썩세스의 케어홈은 아예 중국어 필수라는 구인조건을 붙여서 지원조차 막았다. 영어가 필수가 아닌 중국어 필수라니. T & T도 헤드 쉡을 뽑는 구인광고나 조리사 구인광고에 이력서를 냈지만 면접의 기회조차 없었다. 처음 이민와서는 유색인이라 차별받는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요즘은 유색인종중에도 필리핀계나 인도계가 아니면 차별 받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상황이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경험만이 아니고 아내도 딸도 다 겪었던 일들이다. 오랜기간 실직으로 우울증 치료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스트레스는 치명적이다. 물론 스트로크에도 스트레스는 치명적이다. 한번 온 스트로크는 발생가능성이 많고 점점 더 심해진다고 한다. 지난번에 우울한 감정이 느껴지면 심호흡을 깊게 하고 그래도 안좋아 지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운동을 하고, 그래도 안되면 상당사들이나 지인들에 연락을 하고 그래도 안되면 응급전화를 하라고 당부를 한다. 살면서 젊은 시절엔 패기때문에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얼마든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고 실제도 그랬지만 지금은 왠지 자신감이 줄어 들고 쪼그라 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내가 이러려고 이민온 것은 아닌데 하는 혼잣 말도 한다. 일은 즐겁게 해야 행복감을 느끼고 그 일에서 얻는 결과물로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감을 전달해 줄 수 있다. 왠지 그저 부속품같은 느낌이 들면 불행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조리를 아트라고 이름 붙였는데 요즘엔 회사들마다 일정한 규격에 맞추어 레스피대로 나가야 한다고 개개인의 능력과 실력발휘를 막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성취감은 떨어 지게 된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은 꿈으로 끝나버리는 것은 아닌가 싶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은 직장이 아닌 지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