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에피소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돈 버는 일?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가색의 마음을…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속의 이 글귀가 마흔이 넘은 지금, 공감이 되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닌 듯싶다.
한 해에도 수 명씩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의 직업은 처음에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임하였고,지금은 어쩜,과한 오지랖이 아닐까 반성도 해 본다.
몇 년 전만 해도 아이들과의 새로운 인연이 두려웠던 나이다. 만남이 성사되는 것은 큰 인연임에 분명하겠지만 환경과 성향을 모르는 상황에서 하나씩 알아가고 맞춰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지금은 만남보다 헤어짐이 훨씬 어려운 일이란 것을 뼈저리게 답습하고 있는 중이다.특히,오래 된 인연으로 모든 것을 공유하며 지낸 사이에는 더욱 그러하다.첫 아이들과의 이별은 예정되어 있기에 정말 잘 헤어지고 싶은 게 나와 남편의 마음이다.

함께 나눈 사연과 마음이 많았기에 이해가 더 잘 될 수 있는 헤어짐일거라는 생각은 틀린 것이었다. 마지막을 나누는 시간은 각자가 준비할 마음 가짐이 필요하다.아이의 입장은 자유를 얻는 동시에 책임이 따르고 거기에 그 동안 나누었던 정에 대한 고마움이 있어야 한다.오랜 시간 아이를 지키려 했던 나는 보내는 마음의 섭섭함과 아이의 안전과 미래에 대한 축복과 응원을 기도하여야 하고 ,멀리 있던 부모의 마음은…, 내가 기대한 것은 아이에 대한 염려와 믿음,우리에 대한 고마움과 아쉬움 그리고 끊기지 않을 거라는 서로에 대한 신뢰일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이런 기대와는 달리 부모님의 마음이 남아 있는 자들에 대한 섭섭함과 내 아이의 미래에 대한 욕심이 먼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보질 않아서 당황되었던 이별은 내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자식도 때가 되면 헤어지기 마련이다.
학업으로든 직업으로든 우리는 모두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시기가 오기 때문이다. 하물며 성인이 된 옛 아이들과의 헤어짐은 아이 본인이 진정 원하는 독립이고 부모는 아니어도 막을 수가 없는 순리이다. 부모의 마음은 언제까지나 보호아래 통제하고 보듬어 주길 원하겠지만,그건 결코 쉽지가 않은 일이다. 이제는 따로 지낸다고하여 남이 되는 가벼움의 인연이 아니다. 한 지붕 아래 있지 않아도 염려되는 마음으로 안부를 묻게 되고, 때가 되면 챙기게 되는 것이 9년이라는 세월의 어미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어렵다는 것은 누구든지 나 자신의 입장이 우선이기에 소통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어느 누구라도 공감하는 마음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조금씩만 다른 이의 위치에서 생각해 보았음 하는 바람이다.
어느 현자의 말씀이 내 마음의 문을 문뜩 두드린다.
“어리석은 자는 시비를 가리려 하고,현명한 자는 타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내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어떤상황의 아쉬움과 서운함의 감정을 요동치게 하는 불씨의 발원이 타인의 마음이 아닌,나의 마음에 있었음을 깨닫게 해 주는 귀한 말씀이 아닌 가 생각해 본다.

두 번째 에피소드

어느 곳이나 세대교체가 있기 마련이다.
봄 날의 새싹이 돋아나 듯,우리 가정의 아이들 또한 어린 아이들이 한 명씩 늘어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여자 세명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우스개 소리는 어린 우리 아이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인 것 같다. 세컨더리아이들 속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때때로 긴장한 듯 보이기도 하였고, 소극적인 성향이라 생각했던 아이에게 또래 친구가 생기니 거실이나 주방에서 머무는 일이 잦아 들었다.방과 후의 간식 시간도 즐거워하고,놀이 선택도 평일에는 할 수 없는 컴퓨터에 미련을 보이지 않으며 이 곳 텔레비전을 보거나 보드 게임을 하거나 서로 담소를 나누며 깔깔거리는 즐거운 소리가 늘고 있는 요즘음은 아이들 모두가 천사라고 느껴진다.정적으로 임하는 공부 시간 역시 활기차다.코디네이터 선생님들이 있기에 어수선할 수는 없지만 활기차 보이는 공부방의 느낌 또한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공간이 되었다
현재 우리 가정의 어린 학생들 중에는 캐네디언홈스테이 가정에서 4,5개월쯤 머물다 이런저런 이유로 상처를 갖고 옮겨 온 경우도 있다. 부모님들은 먼 반대편 세상에서 애가 타는 심정으로 아이의 안위를 염려하였을 것이고,이 곳의 생활 또한 나름의 이유가 있기에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수 없는 그들의 삶을 질타할 수 없으니 나는 그저 양 쪽을 다 이해하려고 한다. 그러면서도 어린 학생들의 유학을 큰 환상으로 보내시는 것은 피하라고 권고하고 싶다.
한국의 교육적 환경과 개개인의 목표 등의 이유로 비행기를 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 며칠 전, 부모님에게서 들은 정보는 좋은 고등학교를 입학 시키기 위해 괜찮은 중학교를 보내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과는 별개로 제도는 점점 복잡하게 변하여 중학교도 쉽게 선택할 수가 없다고 한다.
물론, 내 개인적인 판단은 좋은 학교, 괜찮은 학교라는 전제가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거주지 근교의 학교를 주어지는 상황대로 입학한다면 문제가 될 사례도 없을 것이다.하지만,명문대를 갈망하는 대한 민국의 현실은 유치원 입학부터도 시끄러운 상황이니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게 당연한 일이지도 모르겠다.
이런 모든 걸 이해하는 시각에서 본다면,어린 아이들의 조기 유학 선택은 기회의 전환점이 되기도 할 것이다.물론,좋은 환경의 보금자리를 만났을 경우이다.
이 계획에서 한 가지는 반드시 고집할 필요가 있다.바로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게 무엇인지를 어른들은 알아야 한다.
‘아이들에 대한 무관한 관심’ 바로 이것이다.
부모의 입장이든 보호하는 홈스테이 가정이든 이 모든 걸 연계하고 주관하는 유학원과 교육청 또한 어느 누구도 방관할 수 없는 입장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몇 개월이었지만, 아픔이라고 느낀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상황 판단이 미숙하다. 현실 대처 능력도 부족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락한 보금자리와 부모님과 보살피는 홈스테이가정의 한 마음 된 행보는 당연한 것이고,이 모든 진행의 전제에는 믿고 의뢰할 수 있는 유학원과 교육청의 기관이 있어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오늘도 밝은 미소로 학교를 등교하는 이 아이들의 표정으로 책임감을 느끼며,부모님에게서 전달 된‘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에 힘을 얻는 소중한 시작의 아침을 보내는 중이다.

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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