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오후에 날씨가 좋아 도서관쪽으로 걸어가보니 도서관도 박물관도 모두 문을 닫아서 그렇게 붐비던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고 굳게 잠긴 도서관의 입구 유리창엔 코로나사태로 인해 문을 닫는 다는 안내문만이 손을 내젖듯이 밀어낸다. 화단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몇몇도 멀찌기 서서 서로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는 도서관앞은 벗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이지만 썰렁한 가을처럼 찬바람이 분다.

발길을 돌려서 옛 수영장을 가봐도 그곳도 굳게 잠겼고 안내문만 유리에서 인상을 잔뜩 쓰고 있다. 아래나 즉 아이스링크도 굳게 철문을 잠그고누구도 들어 올 수 없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래도 트랙이 있는 곳의 주차장엔 차들이 제법 많다. 벗꽃이 만개를 했는데 꽃을 찍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보이질 않고 다들 트랙을 걷거나 달리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리를 잘 해서인가 띄엄 띄엄 보인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탓일게다.

그것도 평일인 월요일 오후이니 평소엔 이보다 적다. 그리고 차도에 다니는 차들이 많을 텐데 차도엔 다니는 차들이 많지 않다. 수백억이나 들여서 새로 지어놓고 수영장이 문제가 있어 오픈식도 못한 새로운 레크레이션센터이자 수영장과 시니어센터가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려보니 그곳에도 안내문 만이 손을 거절을 한다.

돌아서 새로 지은 소방서를 보니 아무리 100년앞을 내다보고 지었다지만 너무나 크고 거리와 어울리지 않게 홀로 잘난척 하는 것만 같다. 이미 지난해부터 병때문에 실업상태인데 대규모 실업대란이 벌어진 지금 난 언제 직장을 다시 돌아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지만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으니 자연을 즐기자 하지만 공원도 대부분 문닫고 각종 오락시설도 문닫았으니 언제 끝날지 모를 방콕생활만 길어 지는 것 같다.